크리스토퍼 월러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는 2일(현지시각) 미국의 통화정책이 충분히 제약적이고 노동시장이 균형을 유지하고 있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월러 이사는 워싱턴 미국경제연구소(NEC)가 주최한 콘퍼런스의 준비된 발언에서 “경제 지표와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목표치인) 2%로 계속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해 볼 때, 현재로서는 12월 회의에서 정책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 회의에서 추가 금리 인하가 통화정책 기조를 극적으로 바꾸지는 않을 만큼 정책은 여전히 충분히 제약적"이라고 밝혔다.
월러 이사는 그렇지만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향한 진전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충분한 여지를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용, 인플레이션, 소비 지출 등의 향후 지표가 인플레이션에 대한 진전이 정체되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여전히 금리 인하를 중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지난 9월에 '빅컷(0.50%포인트 금리 인하)'으로 금리 인하 시동을 걸었고, 11월에는 0.25%포인트 인하를 단행했다.
시장에서는 12월에도 연준의 추가 금리 인하를 예상하고 있지만, 최근 공개된 지표에서는 인플레이션의 진전이 정체되고 있다는 우려와 함께 금리 인하 사이클의 일시 중단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5월 이후 2.6~2.8% 사이를 맴돌며 연준의 목표치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월러 이사는 "오늘부터 다음 회의 사이에 우리가 받게 될 지표가 인플레이션 둔화와 완만하지만 여전히 견고한 경제에 대한 우리의 예측이 틀렸다는 것을 시사하는 방식으로 놀라움을 준다면, 나는 정책금리 유지를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가 내년에도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있지만, 인하 속도와 정도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준은 오는 17~18일로 예정된 다음 회의에서 새로운 경제 전망과 함께 위원들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얼마나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는지를 보여줄 점도표(금리 전망을 표에 점을 찍어 정리한 표)를 발표한다.
현재 연준의 정책금리 목표 범위는 4.5~4.75% 사이로 설정돼 있다.
월러 이사는 "정책이 계속해서 상당히 제약적이며, 다시 금리를 인하한다는 것은 우리가 브레이크 페달을 그만큼 세게 밟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라며 "정책금리가 더욱 중립적인 설정에 도달할 때까지 내년에도 금리 인하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