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닛케이아시아 등에 따르면 미국은 중국 반도체 회사 140여 군데를 무역 제한 목록에 추가했다.
이 리스트에는 중국 반도체 제조 업체들과 화웨이 관련 기업들이 다수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베이징 나우라, ACM 리서치, 파이오텍 등 중국 최고의 반도체 제조 장비 회사도 목록에 추가됐다.
또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는 이번 수출통제에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Foreign Direct Product Rules)을 적용했다.
해당 규칙은 미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만든 제품이더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장비, 기술 등이 사용됐다면 수출통제를 준수해야 한다는 의미다. 우월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제 특허 체제를 자국에 유리하게 만들어온 미국만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로 평가된다.
또 미국산 고대역폭 메모리(HBM)에 대한 수출 제한도 추가했다. HBM은 프로세서 간의 빠른 데이터 전송을 지원해 강력한 인공 지능 컴퓨팅을 가능하게 하는 중요 요소로,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다.
이에 따라 글로벌 HBM 공급처인 SK하이닉스, 삼성전자 등 한국 기업도 수출통제를 받게 된다.
이번 규제 대상에는 첨단 노드 집적 회로를 개발하는 데 사용되는 반도체 제조 장비 24종과 소프트웨어 도구 3종이 포함됐다.
오는 12월 31일부터 시행되는 이번 규제안은 중국 칩 부문에 대한 미국 정부의 세 번째 규제안이다.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부 장관은 “이번 조치는 우리의 동맹국 및 파트너와 협력해 우리의 국가 안보에 위험을 초래하는 첨단 기술 생산을 토착화하는 중국의 능력을 저하시키기 위한 일환"이라고 밝혔다.
또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은 우리의 적들이 우리의 기술을 우리의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방식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중대한 조치를 취했다”고 말했다.
이런 조치가 발표되자 중국 상무부는 단호히 반대한다며 자국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반도체 산업은 고도로 글로벌화되어 있으며 미국의 통제 조치 남용은 국가 간의 정상적인 경제 및 무역 교류를 심각하게 방해하고 시장 규칙과 국제 경제 및 무역 질서를 심각하게 훼손했으며 글로벌 산업 사슬과 공급망의 안정성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의 군 현대화와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첨단반도체와 AI 기술이 핵심이라고 보고 그동안 일련의 수출통제를 통해 중국의 기술 확보를 견제해왔다.
이로 인해 320개 이상의 중국 기업과 개인을 수출 블랙리스트에 올렸으며, 또한 반도체 제조 장비에 대한 수출 제한을 강화하기 위해 동맹국인 일본 및 네덜란드와의 협력을 강화해 온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