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에너지솔루션이 미국 완성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 함께 짓고 있는 3번째 합작공장 지분을 10억 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의 미국 내 단독 공장은 기존 2곳에서 3곳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북미 공장의 투자과 운영 효율화 등을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일(현지 시각) GM과 외신 등에 따르면 GM은 미국 미시간주 랜싱에 건설 중인 배터리 공장의 지분을 합작사인 LG에너지솔루션에 매각하기로 했다. 양사는 합작법인 얼티엄셀즈를 세우고 랜싱에 총 26억달러(약 3조6500억원)를 투입해 제3공장을 짓고 있었다. 2025년 초 1단계 양산을 시작해 향후 생산 규모를 50기가와트시(GWh)로 확장할 계획이었다. 현재 얼티엄셀즈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1공장, 테네시주에 2공장을 두고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GM의 이같은 결정은 전기차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으로 보인다. 앞서 GM은 전기차 수요 둔화로 추진하던 전동화 계획을 뒤로 미뤄왔다. 지난해 전기차 4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철회한 것을 시작으로 전기차 관련 프로젝트들을 축소해왔다. 2025년으로 예정된 전기 픽업트럭 생산 일정이 2026년으로 밀린 것과 올해 출시 예정이었던 산하 브랜드 뷰익의 전기차 출시 일정이 연기된 것이 대표적이다. 또 최근 전기차에 비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도 기름을 부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입장문을 내고 "북미 공장의 투자 및 운영 효율화, 가동률 극대화 등을 위해 미국 미시간주 랜싱 지역에 있는 얼티엄셀즈 3공장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는 대로 공시 등을 통해 소통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각형 배터리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도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각형 배터리 개발 계획을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각형 배터리는 알루미늄을 외장으로 사용한 캔 모양의 배터리로, 외부 충격에 강한 것이 강점이다. 이로써 LG에너지솔루션은 더욱 강화된 제품과 고객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게 됐다. 향후 전기차 시장이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지나 본격 성장기에 진입하고 고객의 요구가 다양해질 시기에 한층 더 전략적인 대응이 가능해진 것이다.
서원준 LG에너지솔루션 자동차전지사업부장 부사장은 "GM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게 돼 기쁘다"며 "새로운 폼팩터 개발을 안정적으로 성공해 대체 불가능한 고객가치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