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수감사절 휴일을 지나고 다시 개장한 미국 뉴욕증시에서 가상화폐 리플과 인공지는 수혜주 SMCI 그리고 인텔이 급등하고 있다. 반면 양자컴퓨팅의 아이온큐는 와르르 급락하고 있다.
뉴욕증시와 암호화폐 거래소등에 따르면 리플 SMCI은 오르고 아이온큐는 하락 하고 있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선 벽을 넘지 못하는 가운데 알트코인인 리플(XRP)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미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상승해온 비트코인은 지난 22일 9만9800달러대까지 치솟은 이후 10만 달러선을 넘지 못하고 박스권에서 움직이고 있다. 이더리움과 솔라나도 부진하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띄우는 도지코인 역시 하락 세다. 리플은 급등세다.
리플은 다른 가상화폐보다도 미 대선 이후 뒤늦게 상승에 발동이 걸렸다. 그러나 한 번 걸린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리플 발행업체 리플랩스는 코인베이스와 함께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지원한 가장 큰 후원자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미국 대선 리플 CEO인 브래드 갈링하우스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만나 업계 요구를 전달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리플랩스는 개리 겐슬리 위원장이 이끄는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소송을 당해 수년간 발목이 잡혀 있었다. 그 겐슬리 위원장이 내년 1월 사임하기로 하면서 소송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예상된다. 리플은 출시를 준비 중인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RLUSD)이 미 당국의 승인을 앞두고 있다. 리플 현물 ETF 출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리플 CEO 갈링하우스가 트럼프 2기 백악관에 신설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상화폐 전담팀 차르'로 거론되고 있어 가격을 더욱 끌어올리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왕국 재건'을 목표로 인텔 지휘봉을 잡았던 팻 겔싱어(63) 최고경영자(CEO)가 전격 교체됐다. 인텔은 겔싱어 CEO가 지난 1일부로 사임했다고 밝혔다. CEO직을 맡고 회사를 이끈 지 4년 만이다. 인텔은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데이비드 진스너 부사장과 클라이언트컴퓨팅그룹(CCG) 등을 이끄는 미셸 존스턴 홀트하우스 사장을 차기 CEO 선임 때까지 회사를 이끌 임시 공동 CEO로 임명했다. 프랭크 예어리 이사회 임시 의장은 "우리는 더욱 슬림하고 민첩한 인텔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겔싱어 전 CEO가 재임 기간 인텔의 재건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그의 사임 소식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겔싱어 전 CEO는 반도체 업계에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18세 때인 1979년 엔지니어로 인텔에 입사해 최고기술책임자(CTO)까지 오른 뒤 2009년 회사를 떠났다. 이후 VM웨어 등을 거쳐 2021년 2월 위기에 빠진 인텔을 구하기 위해 CEO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인텔은 1970년대 후반부터 50년 가까이 개인용컴퓨터(PC) 중앙처리장치(CPU)를 중심으로 반도체 산업을 지배해왔지만, 모바일 및 인공지능(AI) 등 시대 변화에 뒤처지고 주력인 CPU 부문에서도 경쟁사인 AMD에 추격을 허용하며 경쟁력을 잃어왔다. 겔싱어 전 CEO는 인텔 복귀 이후 '반도체 왕국 재건'을 목표로 야심찬 계획을 추진해 왔다. 그는 특히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재진출을 선언하고, 삼성전자는 물론,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 TSMC를 수 년내에 따라 잡겠다고 선언했다.
뉴욕증시는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의 첫 거래일 혼조세다. 최고경영자(CEO) 경질 소식과 신규 경제지표가 시장을 깨운 가운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가 개장 직후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반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숨 고르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3대 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29일, 일제히 상승 마감한 바 있다. 추수감사절 휴장에 이은 블랙프라이데이 조기 폐장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대폭 감소했으나, 연중 최고 쇼핑 시즌을 앞두고 대선 이후 펼쳐졌던 11월 랠리가 12월 '산타 랠리'로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에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장중 역대 최고 기록과 최고 마감 기록을 잇달아 경신했다. 두 지수는 '연중 최고의 달'을 기록했다. 지난달 상대적으로 느린 흐름을 보였던 나스닥지수는 이날 빠르게 솟아올랐다. 지난달 11일 수립한 역대 최고 기록을 14거래일 만에 새로 썼다.
미국 자동차 3 스텔란티스도 경영난을 겪고 있는 와중에 전날, 칼로스 타바레스 CEO 전격 사임 소식을 발표한 바 있다. 사측은 기업 미래에 관한 타바레스 CEO와 이사회의 견해가 달라 내려진 결정이라고 밝혔다. 스텔란티스 주가는 7%대 하락세다. 테슬라는 투자은행 로스MKM이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매수'로 상향 조정한 데 힘입어 주가가 2% 이상 올랐다. 로스MKM은 테슬라 CEO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긴밀한 관계가 주가 상승을 촉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 7'에 속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 모두 상승세다. 아울러 서버 제조업체 슈퍼마이크로컴퓨터의 주가 급등세도 나스닥지수 상승을 부추겼다. 슈퍼마이크로컴퓨터는 "회계 부정 의혹에 대한 조사가 완료됐으며, 어떠한 부정 행위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혀 주가가 19% 이상 뛰었다.
의류 전문기업 갭은 지난해 부임한 리처드 딕슨 CEO의 턴어라운드 전략이 긍정적 평가를 듣는 가운데 JP모건이 투자의견을 '비중 확대'로 상향 조정한 후 주가가 올랐다. JP모건은 "연말 쇼핑 시즌이 강력하게 시작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경제매체 CNBC는 신용카드사 마스터카드 데이터를 인용, 지난 29일 블랙프라이데이 소비자 지출이 작년에 비해 3.4%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 매출은 전년 대비 14.69%, 매장 매출은 0.7% 각각 늘었다. 추수감사절 다음날을 일컫는 블랙프라이데이는 연말 쇼핑 시즌의 시작일로 간주된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1%대 오름세다.
S&P 글로벌의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7, 미국 공급관리협회(ISM)의 제조업 PMI는 48.4로 두 수치 모두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다. 미국 제조업이 8개월째 위축 국면(50 이하)에 머물러 있으나 직전월에 비해 개선되며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안겼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2월 회의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가 연설에 나선다.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12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25bp(1bp=0.01%) 추가 인하할 확률은 65.9%, 현 수준(4.50~4.75%)에서 동결할 확률은 34.1%로 반영됐다.
유럽증시는 상승세다. 독일 DAX지수는 1.07%, 영국 FTSE지수는 0.07%,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30% 각각 올랐다. 국제 유가도 오름세를 나타냈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