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자산관리사들이 부유층 고객의 중동 탈출까지 지원하는 등 역할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최근 자산관리사와 패밀리오피스들은 투자와 세무를 넘어 보안·이동·주거까지 포함한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며 고객을 분쟁 지역에서 대피시키고 있다.
미국 자산운용사 크레셋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수주 동안 아랍에미리트(UAE)에서 고객을 탈출시키는 작업을 진행했다. 수지 크랜스턴 최고경영자(CEO)는 “투자뿐 아니라 위험 지역에서 고객을 빼내는 일까지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자산관리사들은 전용기 좌석 확보, 경호 인력 연결, 이동 경로 설계 등 사실상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전직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 출신 전문가까지 활용해 긴급 상황 대응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 자산관리사 알펜파트너스는 두바이와 이스라엘 등에서 약 30명의 고객과 가족을 대피시켰다. 이 가운데 약 80%는 스위스·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 고객이었으며 나머지는 중동 거주 고객이었다.
자산관리사들은 고객을 전용기와 상업 항공편을 이용해 중동 밖으로 이동시키는 것은 물론 스위스 거주 허가 취득, 주거지 확보, 자녀 학교 등록까지 지원하고 있다.
보안·긴급 대응 업체 글로벌가디언은 이란 공습 이후 4200명 이상을 중동에서 탈출시키는 데 관여했으며 이 가운데 약 40%는 자산관리사나 패밀리오피스를 통한 의뢰였다.
고액 자산가일수록 이러한 서비스 수요는 더욱 높다. 연구기관 세룰리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고액 자산가 고객을 담당하는 자문가의 약 3분의 1이 컨시어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초고액 자산가 대상에서는 그 비율이 58%에 달한다.
전쟁 초기 이란 인근의 UAE 영공이 폐쇄된 상황에서도 일부 고객은 전용기를 통해 두바이를 빠져나갔으며 이후 상업 항공편 재개 시점에 맞춰 추가 이동이 이뤄졌다.
일부 고객은 장기간 중동 복귀를 계획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자산관리사 관계자는 “최소 2년은 돌아가지 않겠다는 고객도 있다”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금융 서비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산관리사들이 투자 영역을 넘어 생활 전반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전쟁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서비스가 고객 유치와 유지의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