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헤지펀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Bridgewater Associates)가 3분기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하며 기술주 투자 전략에 변화를 줬다고 배런스가 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특히, 올해 급등세를 보였던 엔비디아 주식을 대거 매각하고 슈퍼마이크로 컴퓨터(Super Micro Computer),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Palantir Technologies), AMD 주식을 매수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브리지워터는 3분기 동안 엔비디아 주식 180만 주를 매각하여 보유 주식을 480만 주로 줄였다. 엔비디아는 올해 상반기 주가가 145% 급등하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상승률(21%)을 크게 웃돌았지만,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 심화 우려와 인공지능(AI) 시장 경쟁 심화 등의 요인으로 성장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브리지워터는 AI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되는 슈퍼마이크로 컴퓨터 주식 145만 주를 매해 지분을 161만 주로 늘렸다. 슈퍼마이크로 컴퓨터는 서버 및 스토리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최근 AI 관련 사업 부문의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다만, 회계 담당 임원 사임 및 실적 발표 지연 등으로 인해 주가는 3월 고점 대비 하락세를 보였다.
또한, 브리지워터는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주식도 44만 주 추가 매수해 보유 주식을 52만 주로 늘렸다. 팔란티어는 올해 초 S&P 500 지수에 편입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최근 AI 분야에서의 꾸준한 수요를 바탕으로 실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나스닥으로 이전 상장하며 나스닥 100 지수 편입 가능성도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브리지워터는 AMD 주식 36만 주를 추가 매수해 보유 주식을 150만 주로 늘렸다. AMD는 올해 3분기까지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최근 실적 전망 하향 조정 및 인력 감축 계획 발표 등으로 주가가 조정을 받고 있다.
브리지워터의 이번 포트폴리오 조정은 AI 시장의 변화를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 중심의 AI 시장 구도가 변화하고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슈퍼마이크로, 팔란티어, AMD 등 다양한 기업들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하고 투자를 확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브리지워터의 이번 투자 전략 변화는 향후 기술주 투자 흐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엔비디아 주식 매각은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며 주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반면, 슈퍼마이크로, 팔란티르, AMD 등의 주식은 브리지워터의 투자 소식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브리지워터의 포트폴리오 조정은 AI 시장의 변화와 성장 가능성에 대한 시장의 전망을 반영하는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브리지워터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투자 전략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