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1년 만에 자산 2배 폭증… 사상 첫 '트릴리어네어' 가시화
국내 부호 이재용 회장 95위 고수… 케어젠 정용지 대표 '신흥 강자' 급부상
국내 부호 이재용 회장 95위 고수… 케어젠 정용지 대표 '신흥 강자' 급부상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Forbes)가 지난 10일(현지시각) 발표한 '2026년 세계 억만장자' 명단에 따르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및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가 순자산 8390억 달러(약 1248조7600억 원)로 2년 연속 부동의 1위를 지켰다.
이번 발표는 지난 1일 기준 주가와 환율을 산출 근거로 삼았으며, 전 세계 억만장자 수는 지난해보다 400명 늘어난 3428명으로 집계됐다. 이들의 총자산은 20조1000억 달러(약 2경9912조 원)에 이르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머스크의 독주와 ‘AI 골드러시’가 낳은 기술 부호들의 약진
일론 머스크의 자산은 지난 한 해 동안에만 무려 4970억 달러(약 739조63400억 원)가 불어나며 사실상 두 배로 폭증했다. 이는 2위인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와 3위 세르게이 브린의 자산을 합친 것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다.
외신 및 업계 전문가들은 머스크의 자산 폭증 배경으로 지난달 단행된 스페이스X와 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의 합병을 지목한다. 당시 합병 기업의 가치는 1조2500억 달러로 평가받았으며, 이에 따라 머스크가 인류 역사상 첫 '트릴리어네어(조만장자)' 반열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술 패권의 변화는 상위권 순위 변동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구글의 공동창업자 래리 페이지(2570억 달러)와 세르게이 브린(2370억 달러)이 각각 2위와 3위를 꿰차며 '구글 형제'의 저력을 과시했다.
반면 전통적인 유통·제조 강자들은 기술 부호들의 기세에 밀려났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2240억 달러)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2220억 달러)가 4·5위권을 형성했으며, 럭셔리 제국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1710억 달러)은 지난해보다 순위가 하락한 7위에 머물렀다.
AI 칩셋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 역시 자산이 1540억 달러(약 229조 2100억 원)로 수직 상승하며 8위에 이름을 올렸다.
K-부호의 세대교체… ‘부동의 1위’ 이재용과 ‘바이오 신성’ 정용지
글로벌 기술 부호들의 광속 성장 속에서 국내 자산가들의 순위 변동도 눈에 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순자산 270억 달러(약 40조1800억 원)로 세계 95위에 오르며 국내 자산가 중 유일하게 ‘글로벌 톱 100’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주목할 점은 이른바 '전통적 재벌'이 아닌 자수성가형 바이오 기업가의 약진이다.
바이오 펩타이드 전문 기업 케어젠의 정용지 대표는 자산 117억 달러(약 157조4100억 원)를 기록하며 세계 268위에 등극, 국내 부호 순위 2위로 올라서는 기염을 토했다.
케어젠은 혈당 조절 건강기능식품 등의 글로벌 수출 호조에 힘입어 주가가 지난 1년간 400% 이상 급등했다. 이어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99억 달러, 346위),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98억 달러, 353위),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97억 달러, 359위)이 국내 상위권을 형성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한국의 부 축적 공식이 기존 제조·IT 서비스에서 바이오·첨단 소재 등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 급격히 이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 양극화와 신흥 시장의 팽창… 부의 집중 가속화
올해 억만장자 명단은 부의 집중 현상이 심화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전 세계 억만장자 3428명의 자산 총액은 20조1000억 달러로, 지난해 16조1000억 달러 대비 약 25% 급증했다.
국가별로는 미국이 989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610명)과 인도(229명)가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인도의 경우 가우탐 아다니 회장이 이끄는 아다니 그룹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힘입어 억만장자 수가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금융시장 관계자들은 이번 순위 결과가 단순한 개인의 부를 넘어 미래 산업 주도권이 어디에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라고 평가한다.
익명을 요구한 월가 투자은행(IB)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자산 가치 산정 방식에 따라 변동성은 있겠으나, 인공지능과 우주 항공 같은 기술 집약적 산업이 자본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본 규모가 기술 혁신을 가속하고, 그 혁신이 다시 거대 자본을 형성하는 '승자독식' 구조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