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 부호 일론 머스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전략적 밀월이 워싱턴의 권력 지형도를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현지시각) 머스크가 기존 로비 방식을 탈피해 트럼프와의 직접 소통을 통해 새로운 권력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워싱턴 로비 조직을 대폭 축소하며 파이오니어 퍼블릭 어페어스, 브라운스타인 하얏트 파버 슈렉 등 주요 로비 회사들과의 관계를 종료했다. 이는 2022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통과 과정에서 로비스트들의 성과에 대한 불만이 계기가 되었다. 실제로 테슬라의 로비 지출은 연간 113만 달러, 스페이스X는 287만 달러, X는 85만 달러 수준으로, 메타, 구글, 아마존 등이 연간 약 2000만 달러를 지출하는 것과 큰 차이를 보인다.
선거 이후 머스크의 행보는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는 3주 동안 마라라고에 머물며 트럼프와 세계 지도자들과의 통화와 회의에 참석하고, 공화당 의원들과 식사를 함께하는 등 직접 소통을 강화했다. 특히 연방정부 지출 삭감을 권고하는 정부효율부(DOGE) 공동 의장으로 지명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머스크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전국의 CEO, 로비스트, 컨설턴트들이 그와 가까운 인사들에게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공익단체 '회전문 프로젝트(Revolving Door Project)'의 제프 하우저 전무이사는 "머스크가 정상적 소통 채널 밖에서 활동하면서 오히려 더 큰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목할 점은 머스크의 정치적 변신이다. 과거 오바마와 바이든을 지지했던 그는 트럼프 지지로 돌아섰고, 선거 자금으로 1억1800만 달러를 제공하며 최대 후원자가 되었다. 물론, 그의 영향력에도 한계는 있다. 하워드 러트닉을 재무장관에 추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런 변화는 미국 산업 생태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전기차, 우주산업,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 머스크의 발언권이 강화될 수 있으며, 트럼프 재집권 시 관련 산업 정책에 변화가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