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수장이 3년 만에 바뀐다. 2022년부터 회사를 이끌었던 최윤호 사장이 물러나고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고 있는 최주선 사장이 새로 부임한다. 최주선 사장이 어려운 업황에도 삼성디스플레이의 질적·양적 성장을 이끌었듯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삼성SDI 반등을 주도할지 이목이 쏠린다.
삼성SDI는 신임 대표이사로 삼성디스플레이 최주선 사장을 내정했다고 28일 밝혔다. 2021년 인사를 통해 삼성SDI 사장으로 부임한 최윤호 사장은 삼성글로벌리서치 경영진단실장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주선 사장은 1963년생으로 카이스트 전자공학 박사학위 취득 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DRAM개발실장, DS부문 미주총괄 등을 거쳐 삼성디스플레이 대형디스플레이사업부장과 대표이사를 역임한 엔지니어 출신 경영자다. 우수한 기술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발휘해 반도체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디스플레이 사업의 견고한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것이 삼성SDI 측 설명이다.
이번 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기술 전문가'가 사장으로 내정됐다는 점이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최윤호 사장은 성균관대 경영학과를 졸업해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전략팀, 사업지원TF 등을 두루 거친 소위 '재무·전략 전문가'다. 반면 최주선 사장은 전자공학 출신의 소위 기술통이다.
최주선 사장에 앞서 기술 전문가가 사장을 맡았던 것은 회사가 1998년 삼성전관에서 현재의 사명인 삼성SDI로 바꾼 이후 3번째다. 앞서 전영현 사장(현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과 조남성 사장(2014~2017년) 등이 기술 전문가였다.
업계는 최주선 사장이 삼성SDI의 양적, 질적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있다. 2021년부터 회사를 이끈 삼성디스플레이가 어려운 경영 환경에도 불구하고 현재 견조한 경영 실적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020년 2조1000억원대에 불과했던 삼성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지난해 5조5000억원으로 뛰었다.
현재 배터리 업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어려운 시기에 처해있는 상황이다. 초격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수익성 우위의 질적 성장을 내걸며 다른 배터리 업체보다 더 나은 수익성을 보여줬던 삼성SDI마저 최근 실적이 부진하고 있다.
삼성SDI는 3분기 매출 3조9356억원, 영업이익 1299억원을 실현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매출은 29.8%, 영업이익은 72.1% 줄었다. 삼성SDI 관계자는 "최주선 사장은 그간 축적한 성공 노하우와 리더십을 바탕으로 삼성SDI의 혁신과 회사 가치 제고를 지속적으로 주도해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SDI는 부사장 이하 2025년도 정기 임원인사도 조만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