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SOOP이 '버추얼 생태계'를 두고 스트리밍 2차전에 나선다. 플레이브, 이세계아이돌, 남궁혁, 향아치 등 버튜버 인기 상승에 따라 관련 시장에 기업들의 이목이 쏠린다. 이에 네이버와 SOOP은 버튜버 육성과 지원을 위한 스튜디오 구축 등 시장 선점을 위해 기반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네이버는 자사 신사옥 1784 지하에 버튜버 촬영을 지원하는 모션 캡처 스튜디오 '모션 스테이지'를 공사 중이다. 내년 1분기 완공을 목표로 하는 해당 스튜디오는 현재 공사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으며, 시범 운영을 거쳐 정식 오픈할 예정이다.
버추얼 스트리밍에 있어 스트리머의 얼굴 표정, 팔과 다리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모션 캡처는 '핵심 요소'와 다름없다. 현재 대부분의 버추얼 스트리밍에서 얼굴 표정만 변화하는 부분 모션 캡처만을 활용하고 있어, '모션 스테이지'가 정식으로 문을 열게 되면 스트리머들의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이 외에도 네이버의 인터넷 라이브 방송 앱 '프리즘 라이브 스튜디오'에 3D 버추얼 아바타 기능을 업데이트했다. 얼굴 움직임을 인식하는 '페이셜 캡처' 기술이 필요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한해 사용할 수 있다. 버튜버 방송 시장이 날로 성장하고 있는 만큼 네이버의 스트리밍 서비스 '치지직' 내 버튜버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모션 스테이지는 네이버에서 서비스 중인 치지직 등 여러 사업들과의 연계를 위해 마련한 스튜디오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나 소상공인 등이 관련 기술을 사업에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라며 "이미 V-튜버(버튜버)는 시장성이 증명된 상황이다. 치지직 매출의 상당 부분도 V-튜버 부문에서 발생 중인 만큼 성장이 유망한 사업이며 따라서 지원을 결정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스튜디오 이용 가능 인원과 시간 등 운영 정책에 대해서는 '모션 스테이지' 준공을 마친 뒤 논의를 거쳐 공개 예정이라는 방침이다.
SOOP은 한 발 앞서 버튜버들을 위한 모션 캡처 스튜디오 대관을 운영하고 있다. 본래 지난 5월부터 9월까지 4개월 동안 운영될 예정이었으나 버튜버들의 활발한 이용이 확인되자 현재 대관을 연장키로 결정했다. 지난 9월 13일 스튜디오 대관 시즌2를 알리며 12월까지 대관 연장을 밝혔다.
최대 3인이 평일 기준 6시간 동안 활용 가능하며 실시간 방송 송출을 돕는 인력까지 지원해 버튜버들의 방송 제작을 돕고 있다. 실제로 이러한 프로그램 지원에 힘입어 SOOP 내 버추얼 생태계는 순조롭게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SOOP 내 버추얼 카테고리 전체 평균 방송 수는 지난해 하반기 대비 273% 증가해 약 4배에 달하는 수준을 기록했다.
SOOP의 버튜버 생태계 지원은 '지스타 2024'에서도 돋보였다. 버추얼 음악 콘서트 '숲vㅓ스타'와 버추얼 퀴즈쇼 '이세계오락실' 등 SOOP 부스를 방문한 버튜버 팬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SOOP은 올해 연말에 진행될 새로운 시상식에서도 버추얼 스트리머들이 활약할 수 있는 참여형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버튜버 업계 종사자는 "버튜버가 선정하는 방송 콘텐츠와 입담 등 본인이 갖춘 센스도 인기를 얻는 데 있어 필수적이다. 하지만 모션 캡처를 통해 보다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그 자체가 팬을 확보할 수 있는 '무기'로 작용하기 때문에 상당히 매력적인 지원안인 셈"이라고 말했다.
편슬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yeonhaey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