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차에 자동브레이크를 장착하도록 자동차 제조업체들에게 강제하는 방안을 확정한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이 관련 업계의 재검토 요청을 사실상 거부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NHTSA는 전날 낸 성명에서 “그동안 관련업계에서 이 방안의 재검토를 요청해왔으나 재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라고 발표했다.
GM, 토요타자동차, 폭스바겐 등 글로벌 완성차 제조사들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인 세계자동차제조사협회(AAI)는 지난 6월 NHTSA에 보낸 청원서에 “시속 100km의 속력으로 달리는 차량이 전방 차량과 충돌하지 않도록 자동긴급제동장치(AEB)를 의무화하는 것은 현재의 기술로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며 재고를 요청한 바 있다.
앞서 NHTSAS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모든 신차에 AEB 장착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지난해 6월 예고한데 이어 지난 4월에는 이 방안을 최종 확정했다. 다만 NHTSA는 자동차 제조사들이 AEB를 전면적으로 도입하는데 준비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의무화 시행 시점을 오는 2029년으로 정했다.
자동긴급제동장치(AEB)로 널리 불리지만 제조사마다 쓰는 명칭이 다르기도 한 이 장치는 주행하는 차량의 전방에 사고 위협이 감지되는 상황에서 운전자의 전방 주시 태만, 졸음운전, 사람의 반응 속도로 대처하기 어려운 상태일 때 브레이크를 잡지 않아도 차량이 경고를 울리며 직접 감속시켜주거나 긴급 브레이크를 잡아주는 장치다.
AEB는 급발진 사고와 고령자의 운전 사고를 막는데도 도움이 된다는 시각이 있으나 미국의 자동차 업계에서는 기술적인 한계의 문제에다 고가의 AEB 추가 장착으로 차량 가격이 올라가는 문제 등을 들어 전 차량에 대한 의무화 방침을 재고해줄 것을 NHTSA에 요청해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