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정부의 에너지 정책 핵심은 미국 내 생산과 수출량을 늘리는 것이다.
육상과 해상의 화석연료 개발을 규제해온 바이든 정부와는 다른 정책인 셈이다.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은 무역수지를 개선하는 데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에너지 비용 절감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데에도 유리하다. 나아가 국제적 에너지 영향력을 강화하려는 포석도 있다. 이른바 ‘지하에서 잠자는 검은 황금’을 캐서 에너지 생산 단가를 낮추겠다는 게 트럼프 정부의 의도다.
미국 내 석유 탐사와 시추를 승인하는 내무장관 후보에 노스다코타 주지사인 더그 버검을 지명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노스다코타주는 미국 원유 생산량의 10%를 차지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버검은 지명 직후 셰일가스 유전에 대한 시추부터 신속하게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는 국가에너지위원회 의장도 겸임한다. 부처별로 분산된 에너지 개발과 승인은 물론 생산·유통을 통합 관리하는 부서다.
앞으로 미 국내 원유 매장지인 알래스카 지역을 비롯해 멕시코만의 해저 유전 개발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석유와 가스전을 개발할 에너지부 장관 후보에는 그리스 라이트가 지명됐다. 라이트는 셰일가스 전 시추를 위한 수압파쇄 서비스회사인 리버티에너지를 2011년에 설립한 인물이다. 1970년대 석유 위기에 대응해 만들어진 에너지부 장관에 기업인을 전격 발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라이트의 임무는 유럽과 아시아 등 국가에 LNG 수출을 재개하는 것이다. 자신을 미국 LNG 판매원으로 자처하며 대선을 치렀던 트럼프의 목표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서 미국의 지배력을 회복하는 일이다.
무역 불균형을 바로잡는 수단으로 에너지 수출 카드를 활용하겠다는 의향을 드러낸 셈이다. 유럽도 미국산 LNG 수입을 늘릴 태세다.
중국은 트럼프 신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보복 관세로 맞설 수도 있다. 트럼프 2기 달라질 에너지 환경 정책 변화에 발 빠르게 대처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