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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7월에도 '바이 코리아' 행진…반도체 투톱 6800억 베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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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김성용 기자
7월 들어 외국인 투자자가 국내 증시에서 1조5000억 원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며 '바이 코리아'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에 집중적으로 자금이 몰렸고, SK스퀘어가 깜짝 1위로 부상했다. 연초부터 이어진 외국인 수급 변화 흐름과 함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한 사법 리스크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은 여전히 한국 증시를 주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7월1일~14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총 1조5661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월간 기준으로 지난 5월(1조1656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한편 같은 기간 개인은 1조8699억 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고, 기관은 4176억 원어치를 사들이며 매수 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종목을 보면, SK스퀘어가 순매수 금액 3752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삼성전자(3503억 원)와 SK하이닉스(3371억 원)가 그 뒤를 이었다. 두 반도체 대장주에만 6874억 원에 달하는 자금이 몰린 셈이다. 뒤이어 이수페타시스(1277억 원), 포스코홀딩스(1124억 원), 두산(1717억 원), 삼성바이오로직스(1010억 원) 등 업종 대표주들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SK스퀘어는 SK하이닉스의 지분 가치 부각과 인텔 파운드리 M&A 루머 등으로 '반도체 플랫폼 지주사'로 주목받으며 외국인 순매수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는 AI 반도체인 HBM3e를 둘러싼 글로벌 수요 확장 기대가, SK하이닉스는 'HBM 선두주자'로서 경쟁사 대비 기술 우위가 부각되며 외국인 수급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하반기부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를 중심으로 실적이 큰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올해 2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HBM(고대역폭메모리) 일회성 비용 반영, 파운드리 적자 및 환율 하락 등으로 전망치를 하회한 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며 "3분기에는 가전을 제외한 전 사업부가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하반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영업이익은 상반기 대비 각각 4.7배, 2.5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실제 외국인의 7월 전체 순매수 금액 가운데 삼성전자(3503억 원)와 SK하이닉스(3371억 원)가 차지하는 비중은 43.9%에 달한다. 여기에 SK스퀘어까지 포함하면 세 종목에만 1조 원 이상이 집중됐다. 반도체 업종에 대한 외국인의 '집중 베팅'이 뚜렷한 셈이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초부터 지속돼왔다. 외국인은 1월부터 6월까지 매월 엇갈린 수급을 보이다 5월과 7월에 큰 폭의 순매수를 보였다. 특히 4월에는 -9조3662억 원으로 올해 최대 월간 순매도를 기록한 뒤, 5월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당시 미국 기준금리 인하 지연과 중동 리스크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졌지만, 반도체 업종 중심으로 수급이 돌아오며 방향이 다시 바뀌었다.

증권가에선 외국인의 추가 순매수 여부가 하반기 코스피 흐름의 방향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3200선을 3년 10개월만에 넘긴 코스피는 이날 전 거래일 대비 0.41%(13.25포인트) 오른 3215.28에 마감했다. 이날 역시 외국인 홀로 2123억 원 사들이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의 매수세가 반도체 대형주에 국한돼 있고, 다른 업종으로 확산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은 시장의 한계로 작용하고 있다"며 "반도체 업종 실적 모멘텀의 확인과 더불어 업종 내외로 외국인 수급이 확대될 수 있어야 추가 상단 돌파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인 이재용 회장을 둘러싼 사법 리스크가 주가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검찰은 경영권 승계와 그룹 지배력 강화를 위해 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주도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을 부당하게 추진·계획하고, 제일모직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 원대 분식 회계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된 바 있다.

다만 재판부가 1심과 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한 만큼 이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최근 투자심리가 개선된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재판에 대한 대법원판결은 오는 17일 나온다.

시장에선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 미 연준의 금리 정책 방향성, 중동 지정학 리스크 등 여러 요인이 외국인의 순매수 흐름을 꺾을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그러나 당장은 반도체 대형주 중심으로 '바이 코리아'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국인 수급이 시장의 중심축이라는 데 이견은 없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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