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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술, 미국 석유산업 게임체인저로 부상"...AI 기반 정밀 시추로 생산성 증가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1-27 13:14

인공지능(AI)이 미국 석유산업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이 미국 석유산업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인공지능(AI)이 미국 석유산업의 판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며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가고 있다.

배런스는 26일(현지 시각) 보도를 통해 AI 기술이 미국 석유산업의 게임체인저로 부상하며 기존 석유패권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텍사스·뉴멕시코 일대의 페르미안 분지가 AI 혁신의 진원지다. 과거 '드릴, 베이비, 드릴'이라는 구호 아래 무차별 시추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AI 기반의 정밀 시추와 생산 최적화가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이러한 혁신은 이미 가시적 성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10년간 시추공은 46% 줄었지만 일일 생산량은 3배 증가해 600만 배럴을 돌파했으며, 손익분기점도 2012년 배럴당 90달러에서 40달러로 급감했다.

이는 페르미안 분지 주요 기업들의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엑손모빌, 셰브론, 다이아몬드백 에너지, EOG, 옥시덴탈 페트롤리엄 등 이 지역의 상위 생산업체들은 효율성 향상을 통해 창출하는 추가 현금흐름으로 유가 하락기에도 배당금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으며, 오히려 증가시키는 추세다. 이들 기업 중 일부는 현재 4%가 넘는 배당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AI 기술의 파급력은 해저 탐사에서 극대화된다. 지진파 탐사 데이터 분석 시간이 18개월에서 18일로 단축됐고, 한 기업은 AI가 발견한 지질학적 결함 정보로 1억7000만 달러의 손실을 방지했다. 또한 셰브론은 AI 기반 자동 메탄 감지·차단 시스템을 통해 메탄 플레어링을 60%까지 줄이는 환경적 성과도 거두었다.

기술혁신은 글로벌 석유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미국의 일일 원유생산량은 2007년 510만 배럴에서 1340만 배럴로 급증해 사우디아라비아 생산량을 50% 이상 추월했다. 모르도르 인텔리전스는 향후 5년간 석유 기업들의 연간 AI 투자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과 북해 등 전통 산유국들도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사우디 아람코는 시추 속도 향상과 파이프라인 문제 사전 감지에 AI를 도입했으며, 영국 북해에서는 AI 기반 석유 시설 해체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미국의 기술적 우위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25년 이후 예상되는 글로벌 석유 공급과잉 시대를 앞두고, AI 기반의 생산성 향상은 OPEC의 시장지배력을 약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친화석 연료 정책 기조가 이어질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 경제에도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세계 5위 석유수입국인 한국은 AI 기반 미국산 셰일오일 도입 확대로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수입선을 다변화할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석유시장 재편 과정에서 가격 변동성 확대에는 대비가 필요하다.

AI 기술이 촉발한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생산성 향상을 넘어 에너지 안보, 기후변화 대응, 글로벌 경제 질서 재편으로 이어지는 구조적 전환이다. 각국은 이러한 변화의 함의를 다차원적으로 분석하고, 새로운 에너지 시대에 대한 장기적 대응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점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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