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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리코, 트럼프 관세 위협에 대응 中 생산기지 이전 계획

중국에서 태국으로 일부 생산 옮겨...미국 시장 대응 전략 수립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1-27 08:29

일본의 사무기기 제조업체 리코(Ricoh)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국 고관세 위협에 대응하여 생산기지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이미지 확대보기
일본의 사무기기 제조업체 리코(Ricoh)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국 고관세 위협에 대응하여 생산기지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일본의 사무기기 제조업체 리코(Ricoh)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중국 고관세 위협에 대응하여 생산기지 이전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공급망 재편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26일(현지시각) 리코에 따르면, 미국 시장용 다기능 프린터 생산의 일부를 중국에서 태국으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상하이와 광둥성 둥관에 있는 공장에서 이뤄지던 생산이 태국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특히 A4 다기능 프린터 등의 생산이 태국으로 이전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결정의 배경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유세 동안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6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반복적으로 언급한 것이 있다. 리코의 경우 전체 매출의 20%가 미국 시장에서 발생하고 있어, 이러한 고관세 정책이 실현될 경우 상당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리코는 이미 2019년부터 태국에서 북미 수출용 A3 복합기를 주력 제품으로 생산해왔다. 이번 결정은 이러한 전략을 더욱 확대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또한, 회사는 동남아시아의 다른 지역이나 도시바 테크(Toshiba Tec)와의 합작 투자 회사가 운영되는 곳으로의 생산 기반 확대도 고려하고 있다.

한편, 리코는 관세 부과 전에 중국산 제품을 북미로 수출하기 위해 서두르고 있다. 이에 따라, 3월 말까지 리코의 재고가 10억 엔에서 20억 엔 정도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단기적으로 기업의 재무 부담을 증가시킬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세 리스크를 완화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리코의 이러한 움직임은 일본 기업들의 전반적인 대중국 투자 감소 추세와 맥을 같이 한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체들의 중국(홍콩 포함) 투자는 전년 대비 16.2% 감소한 9억 5,1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동남아시아와 북미에 대한 투자는 강세를 유지하고 있어, 일본 기업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변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히 트럼프의 당선에 따른 반응이 아니라, 이미 진행 중이던 추세가 가속화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은 2022년 이후 일본 기업들의 총 해외 투자에서 20% 미만을 차지하고 있지만, 2023년 말 기준 동남아시아는 25%, 북미는 36.8%를 차지하고 있다.

리코의 사례는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다. 관세 위협을 피하기 위한 생산기지 이전, 재고 확보를 통한 단기적 대응, 그리고 장기적인 공급망 재편 등 다양한 전략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리코의 생산기지 이전 계획은 한국 기업들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당선인의 대중국 고관세 위협에 대응한 리코의 전략은 한국 기업들도 주목해야 할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다음과 같은 대응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리코의 사례처럼, 한국 기업들도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

리코는 관세 부과 전 중국산 제품의 북미 수출을 서두르고 있다. 한국 기업들도 단기적인 재무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인 관세 리스크를 완화하는 전략을 고려해야 한다.

일본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 감소와 동남아시아, 북미 투자 증가 추세를 주목해야 한다. 한국 기업들도 글로벌 투자 전략을 재검토할 시점이다.

또한,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가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 분석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생산 네트워크를 재구축해야 한다.

한편, 정치적 불확실성과 급변하는 통상환경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기업의 신속한 의사결정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리코의 사례는 한국 기업들에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함을 보여주는 중요한 교훈"이라며 "특히 대기업뿐만 아니라 중소기업들도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비한 전략 수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결론적으로, 리코의 생산기지 이전 사례는 한국 기업들에 글로벌 제조업 지형의 변화에 대비해야 함을 일깨우고 있다. 미국의 통상정책 변화에 따른 리스크를 관리하고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서는 유연하고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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