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하원은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SNS) 사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26일(현지시각) 통과시켰다.
AP와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호주의 주요 정당들은 틱톡, 페이스북, 스냅챗, 레딧, 엑스(X) 및 인스타그램을 포함한 플랫폼이 미성년자의 계정 보유를 방지하지 못할 경우 시스템적 실패에 대해 최대 5000만 호주 달러(3300만 달러·약 462억 원)의 벌금을 부과받도록 하는 법안을 지지했다.
법안은 찬성 102표와 반대 13표로 하원을 통과하고 상원으로 넘겨졌다.
이날 호주 상원 위원회도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이 법안을 지지했다.
상원은 다만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나이를 증명하기 위해 여권 및 기타 디지털 신분증과 같은 개인 데이터를 사용자에게 제출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앤서니 알바니즈 총리의 중도좌파 노동당 정부는 야당인 자유당의 지지 속에 이 법안을 오는 28일 의회 회기 말까지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법안이 이번 주에 상원을 통과하면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은 처벌이 시행되기 전에 1년 동안 연령 제한을 이행할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
법안은 지난 21일 발의됐으며, 이에 대한 의견 제출은 22일 마감됐고, 25일 짧은 청문회가 열렸다.
상원 환경 및 통신입법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연령 확인 시범 사업을 고려한 합리적인 조치로 연령 확인을 위한 대체 방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연령 확인 시범 사업의 진행 상황 보고서를 2025년 9월30일까지 통신부 장관이 의회에 제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무소속 의원들은 정부가 이 법안을 단 일주일 만에 통과시키려 한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비판론자들은 법안이 충분한 검토 없이 하원에서 서둘러 통과됐고, 실효성이 없을 것이며, 모든 연령대의 사용자에게 프라이버시 위험을 초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법안이 부모의 동의가 있어도 예외 없이 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면서 자녀에게 무엇이 최선인지 결정할 수 있는 부모의 권한을 빼앗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