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테슬라가 전기차만 만드는 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은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테슬라가 부차적으로 수익을 얻는 통로인 이른바 ‘탄소배출권’ 거래제 얘기다.
◇ 탄소배출권 거래제란
탄소배출권 거래제란 국제적인 기후변화 대응 체제의 기틀을 마련한 교토의정서에서 규정한 상업 거래의 개념으로 온실가스 배출 권리인 탄소배출권을 시장에서 사고파는 시스템을 의미한다.
여기서 탄소배출권이란 할당량(allowance)과 크레딧(credit)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할당량은 국가 또는 지역 내에서 정한 온실가스 배출 총량만큼 발전 설비나 생산 설비 등 주요 온실가스 배출원에 지급된 온실가스 배출 권리를 뜻하고, 크레딧은 외부 온실가스 저감 프로젝트에 대해 기준 전망치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였다는 증서로서 해당 프로젝트에 지급되는 배출권을 말한다.
이에 따라 자동차 제조업체 입장에서도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한 만큼 탄소배출권을 획득해 외부에 판매할 수 있는 권리가 생긴다.
◇ 탄소배출권 판매고, 테슬라가 압도적 으뜸
26일(이하 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의 탄소배출권 거래 현황을 조사한 결과, 테슬라가 압도적으로 많은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로이터는 “거의 ‘싹쓸이’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 환경보호청(EPA)은 전날 발표한 미국의 2023년 기준 탄소배출권 거래 현황 보고서에서 테슬라가 다른 기업들에 판매한 탄소배출권이 크레딧 기준으로 3400만 메트릭톤(M/T·1000㎏을 1톤으로 하는 수량 단위)에 달해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를 지난해 탄소배출권 시세로 환산하면 17억9000만 달러(약 2조50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금액이다.
EPA에 따르면 테슬라와 정반대로 미국 자동차 산업의 양대 산맥에 속하는 GM의 경우 4400만 크레딧의 탄소배출권을 오히려 사들여 이 명목으로만 23억2000만 달러(약 3조2400억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산됐다.
테슬라를 제외하고 GM을 비롯한 미국의 거의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은 탄소배출권을 판 것보다 구매한 규모가 커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테슬라의 탄소배출권 판매고는 1910만 크레딧, 즉 10억100만 달러(약 1조4000억원)를 기록한 지난 2022년보다 배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돼 극히 대조를 보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