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경제 성장 모멘텀 유지를 위해 12월 중 지급준비율(RRR)을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홍콩에서 발행되는 영자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7일(현지시각)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해 약 1조 위안(1380억 달러) 규모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중국 은행들의 평균 지급준비율은 6.6% 수준이며, 대형 은행은 8%, 중형 은행은 6%, 소형 은행은 5%의 준비금을 보유해야 한다.
씨틱증권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정부의 채권 발행 확대, 계절적 유동성 수요 증가, 중기 대출 만기 등이 맞물리며 지급준비율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이번 인하가 실현되면 올해 들어 세 번째 인하가 된다. 중국 인민은행은 이미 2월과 9월 두 차례에 각각 0.5%포인트씩 지급준비율을 낮췄으며, 각각 1조 위안 규모의 유동성이 시장에 공급됐다.
인민은행은 또 역환매와 국채 매입 등 다양한 수단을 통해 시장 유동성을 안정시킬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판공셩 인민은행 총재는 지난 10월 말 파이낸셜 스트리트 포럼에서 시장 유동성 상황에 따라 연말까지 추가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러한 통화정책 완화 움직임은 중국 경제의 회복세와 맞물려 있다. 9월 말부터 시행된 경기부양책의 효과로 10월 소매판매는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체 고정자산 투자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HSBC의 애널리스트들은 대외 도전 요인들이 회복세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정책 당국의 "결정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연간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인 '약 5%'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분석한다.
중국 정부는 금리 인하와 새로운 공개시장 운영 시설 도입 등 다양한 통화완화 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이번 지급준비율 추가 인하는 이러한 정책 노력의 연장선에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중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부동산 시장 불안과 지방정부 부채 문제 등 구조적 과제 해결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중국의 유동성 확대가 한국의 수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중국의 통화완화가 위안화 약세로 이어질 경우, 한국 수출 기업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중국발 원자재 가격 승이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