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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머스크의 '천문학적' CEO 성과급 분쟁, 델라웨어주 대법원 간다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4-12-04 14:21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사진=로이터
큰 논란 속에서도 테슬라 주주들이 두 차례에 걸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상대로 승인해준 사상 최고 수준의 성과급을 둘러싼 법적 논쟁이 마무리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미국 델라웨어주 대법원으로 넘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이 최근 내린 판결에서 테슬라 주주들이 찬성했음에도 테슬라가 이사회가 지난 2018년 머스크에게 지급을 약속한 천문학적 성과급에 여전히 문제가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테슬라 이사회가 당시 승인한 성과급은 560억 달러(약 79조1400억 원) 규모로 전 세계 기업 역사상 최고 기록이다.

◇ 델라웨어주 형평법원, 머스크 성과급 거듭 무효화


3일(이하 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테슬라의 과거 법인 소재지인 미국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의 캐슬린 맥코믹 판사는 전날 머스크의 성과급 논란과 관련해 두 번째로 내린 판결에서 앞서 내린 판결을 바꿀 이유가 없다며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 약속한 성과급에 이의를 제기해 소송을 제기한 원고 측의 의견을 존중해 재협의할 명령했다.

앞서 맥코믹 판사는 지난 1월 내린 판결에서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 CEO에 대한 560억 달러 규모의 성과급을 승인해준 것은 공정하지 않은 처사였다며 테슬라 이사회의 머스크 CEO 성과급 승인 자체가 무효라고 결정한 바 있다.

맥코믹 판사는 테슬라 CEO이면서 최대 주주이기도 한 머스크가 파격적인 성과급을 받은 것은 이해충돌을 피해야 하는 의무를 위반한 것이란 원고의 입장에 손을 들어줬다.

이 재판은 일부 테슬라 소액주주들이 “인류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성과급을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 약속해줬다”며 소송을 내면서 진행됐다.

그러나 지난 6월 열린 테슬라 연례 주주총회에서 진행된 주주 투표에서 테슬라 주주들은 이사회가 다시 올린 머스크에 대한 성과급 지급안을 승인했다.

머스크 입장에서는 지난 2018년 주주 투표에서 승인한데 이어 두 번째로 승인을 받은 셈이었으나 맥코믹 판사는 이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 머스크 즉각 반발…델라웨어주 대법원에 항소할 뜻 밝혀


장본인인 머스크는 즉각 반발했다.

그는 맥코믹 판사의 판결이 나온 직후 X에 올린 글에서 “회사의 문제에 대한 투표는 주주들이 하는 것이지 판사가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번 판결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일렉트렉은 “머스크가 이같이 불복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함에 따라 이 분쟁은 델라웨어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망했다.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에서 머스크의 성과급이 형평법 기준으로 인정받지 못함에 따라 머스크 측이 보통법에 따라 최종적으로 판단할 권한을 가진 델라웨어주 대법원에 항소할 가능성이 거의 100%라는 것.

미국은 영국에서 넘어온 이민자들이 세운 나라여서 초기에는 영국의 영향을 받아 보통법과 형평법을 구분했으나 이후 차츰 구분을 없앴다.

현재 보통법과 형평법의 구분을 폐지하지 않은 주는 소수에 속하는 가운데 형평법을 기준으로 기업 관련 소송을 다루는 대표적인 주가 델라웨어주다. 미국 기업의 과반이 이 주에 설립되고 있는 것도 델라웨어주에 형평법원이 있는 것과 관련이 깊다.

델라웨어주 형평법원은 기본적으로 기업와 관련된 거의 모든 법률적 판결을 상법 등에 근거해 내리고 델라웨어주 대법원은 보통법에 근거해 판단을 내리는데 머스크 측은 델라웨어주 대법원에서 새로운 판단을 기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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