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미국 독주 시대의 역설, 세계 경제가 떨고 있다

사상 최대 영향력 확보한 미국, 트럼프 재등장으로 글로벌 무역질서 대격변 예고
팬데믹 이후 G7 내 美 비중 40년來 최대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1-13 12:53

미국 독주의 시대가 열렸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독주의 시대가 열렸다. 사진=로이터

트럼프 재집권으로 전 세계 경제가 미국 독주 체제로 재편되면서 글로벌 경제 질서의 근본적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미국 경제의 상대적 위상이 더욱 높아진 상황에서, 트럼프의 보호무역 정책이 재현될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파장이 이전보다 훨씬 클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고 10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이 보도했다.

국제통화기금(IMF) 데이터에 따르면, G7 국가들 중 미국이 차지하는 GDP 비중이 1980년대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팬데믹 이후 미국의 강력한 경제 회복과 함께, 중국의 성장 둔화와 유럽 경제의 침체가 맞물린 결과다.

G7 국가들 중 미국이 차지하는 GDP 비중은 2023년 약 58%를 기록하며, 198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 IMF 데이터가 보여주는 이 추세선은 중요 의미를 시사하고 있는데, 1980년 약 40% 수준이었던 미국의 비중은 1985년 한때 50%까지 상승했다가 1995년 36% 수준까지 하락했으나, 2000년대 들어 다시 상승세로 전환되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2020년 팬데믹 이후의 급격한 상승세다. 이는 몇 가지 주목할 만한 경제적 현상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우선 미국은 전례 없는 대규모 재정•통화 정책으로 팬데믹 충격에서 빠르게 회복했다. 여기에 셰일혁명으로 달성한 에너지 독립은 최근 지정학적 불안 속에 오히려 미국 경제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반면 다른 G7 국가들의 상황은 대조적이다. 독일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침체에 빠졌고, 일본은 엔화 약세와 구조적 성장 둔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영국은 브렉시트 후유증과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탈리아와 프랑스도 성장 모멘텀이 약화된 상태다.

더욱이 G7 밖에서도 중국의 성장률이 크게 둔화되고 신흥국들이 고금리와 부채 부담으로 고전하면서, 상대적으로 미국 경제의 영향력은 더욱 두드러지게 되었다. 이 추세는 단기간에 역전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곧 글로벌 경제의 미국 의존도가 한층 심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가 공약한 전방위적 관세 정책이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 질서는 심각한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트럼프는 중국에 대해 최소 60%, 기타 국가들에 대해서도 10~2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이는 단순한 무역 분쟁을 넘어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을 촉발할 수 있는 중대한 변수다.

특히 주목할 점은, 트럼프 1기 당시와 달리 이번에는 미국의 글로벌 경제적 영향력이 크게 강화된 상황에서 관세 정책이 시행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각국의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아진 상황과 맞물려, 관세 부과가 단순히 교역 비용 상승을 넘어 글로벌 생산기지의 지리적 재배치, 산업구조의 재편, 나아가 각국의 산업정책 전반에 근본적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럽의 경우, 대미 수출 의존도가 중국을 크게 상회하는 상황에서 미국 관세 정책은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이러한 무역 관계의 비대칭성은 특히 유럽 경제의 핵심인 독일에서 두드러진다. 최근 유럽은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는 과정에서 미국산 LNG 수입을 크게 늘렸다. 전기차 배터리와 반도체 등 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미국 시장과의 연계성이 더욱 강화되었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독일의 핵심 제조업체들은 미국 시장에서 전체 해외 수익의 상당 부분을 거두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의 관세 부과는 독일 제조업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다.

동남아시아도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인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은 미중 무역갈등 이후 애플, 삼성 등 글로벌 기업의 생산기지 이전으로 수혜를 입었으나, 이는 결과적으로 이들 국가의 대미 수출 의존도를 크게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실제 2023년 들어 동남아의 대미 수출액은 대중국 수출액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이 상황에서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는 이들 국가의 수출 주도 성장 전략 자체를 위협할 수 있다.

한국 상황 역시 매우 취약하다. 한국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등 주력 수출 산업이 미국 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으며, 최근 IRA(인플레이션감축법)와 칩스 법 등 미국의 산업정책에 맞춰 대규모 현지 투자를 단행한 상태다. 여기에 미국의 관세 장벽까지 더해진다면,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공급망 전략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이다. 특히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전략적 균형을 추구해온 한국 경제 외교는 더욱 어려운 도전에 직면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2.0 시대의 무역 갈등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것으로 전망한다. 트럼프 1기의 대중국 고율 관세는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 인도, 멕시코 등으로 생산기지를 다변화하는 계기가 되어 오히려 공급망 재편의 긍정적 효과도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국의 전방위적 관세 부과로 인해 기업들의 '차이나 플러스 원(China+1)' 같은 생산기지 이전이나 우회 수출과 같은 대체 전략 자체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점이 글로벌 경제의 핵심 리스크로 대두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트럼프의 재집권은 단순한 정권 교체를 넘어 글로벌 경제 질서의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할 수 있다. 미국 경제의 독주 체제 속에서 보호무역 기조가 강화될 경우, 글로벌 교역의 위축과 함께 각국의 경제 성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는 새로운 국제 경제 질서의 형성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각국은 이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기아 K8의 매력에 홀딱 반하다"...한달 리뷰어의 솔직 고백
"뽑아가고 싶을 만큼 마음에 든다" 섬세함으로 여심 잡은 볼보 XC90
이뿌다~~ 크기 무관,  '좋고 안 좋고는' 역시 '타'봐야 안다!!!
장점만 모아 놨다는 입문용 전기차 기아 EV3 타봤다희!
업그레이드 카라이프 '폭스바겐 투아렉'..."럭셔리도 성능도 잡았다"
"무서(거)운 남자들이 나타났다", 일당백(kg) 망원동 부장들, 현대차 캐스퍼 시승에 나서보니...
산으로 가는 바캉스에 잘 어울리는 차, 프리미엄 오프로드 랜드로버 디펜더 90
"바캉스 갈 땐 오픈카만한 게 없지~" 메르세데스-AMG SL 63 4MATIC+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