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아너(Honor)가 세계 4위 인구 대국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나선다. 현지 생산체제를 구축하고 중고가 시장을 겨냥해 삼성전자와 애플의 독점 구도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고 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아너 남태평양의 저스틴 리 사장은 "올해 초 인도네시아에 진출해 중고가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며 "연간 500만대 규모인 미드-프리미엄 시장이 큰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아너는 현지 제조 파트너를 통해 인도네시아에서 판매되는 모든 스마트폰과 일부 태블릿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인도네시아 정부의 현지 생산 의무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시장조사업체 캐널리스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스마트폰 시장은 오포가 20% 점유율로 선두를 달리고 있으며, 샤오미, 비보, 삼성, 트랜스젼이 뒤를 잇고 있다. 평균 판매가격은 167달러로 동남아시아 주요국 중 가장 낮다.
아너는 1분기 중 폴더블 스마트폰을 포함해 10개 이상의 제품을 출시하고, 연말까지 30개 이상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10개의 체험 센터를 개설해 소매 서비스를 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진출은 인도네시아가 애플의 현지 투자 약속 불이행을 이유로 아이폰16 시리즈 판매를 금지한 가운데 이뤄졌다. 리 사장은 "애플의 상황과 무관하게 오래전부터 계획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IDC의 윌 웡 분석가는 "인도네시아는 거대한 규모를 감안할 때 동남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이라며 "전체 지역의 소비력 증가가 예상하나, 신규 진입자들로 인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아너는 2021년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태국,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동남아 시장에 연이어 진출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처음으로 해외 판매 비중이 50%를 넘어섰다.
중국 스마트폰 기업 아너의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 전략은 한국 기업들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현지화 전략과 시장 진입 방식은 동남아 시장 진출을 모색하는 한국 기업들이 참고할 만하다.
우선 현지 제조 파트너십을 통한 정부 규제 대응이 주목할 만하다. 인도네시아와 같은 신흥국 시장에서는 현지 생산 의무화 등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로, 한국 기업들도 현지 파트너십 구축을 통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
또한, 시장 세분화 전략도 참고할 만하다. 저가 시장이 지배적인 인도네시아에서 중고가 시장을 공략하는 아너의 전략은, 한국 기업들이 신흥국 시장에서 차별화된 포지셔닝을 구축하는데 시사점을 준다.
한국 기업들은 동남아 시장 진출 시 현지 규제환경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함께, 시장별 차별화된 전략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지 파트너십 구축과 시장 세분화 전략은 성공적인 시장 진입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