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군사용 이동형 원자시계 개발에 성공하며 미래 전자전 분야에서 기술 우위를 확보할 발판을 마련했다. 중국 국립계측연구소가 개발한 이 시계는 1/400초 미만의 오차로 시간을 측정할 수 있으며, 험지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고 7일(현지시각) 홍콩에서 발행되는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높이 1.5m, 냉장고 크기의 이 세슘 원자 분수 시계는 군용 트럭으로 운반이 가능하다. 특히 거친 도로와 열악한 환경에서도 정밀도를 유지할 수 있어, 기존에 실험실에서만 가능했던 초정밀 시간 측정을 전장에서도 구현할 수 있게 됐다.
린핑웨이 교수 연구팀은 시계의 장기 안정성이 5조분의 5라는 놀라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현재 미국의 최고 성능 이동형 원자시계보다 두 자릿수 높은 정밀도다.
고정밀 시간 측정은 현대전의 핵심 요소다. 수천 마일 떨어진 레이더들의 동시 작동을 가능케 하고, 스텔스 전투기 탐지와 추적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또한, 전자전에서 신호 품질 향상과 대용량 데이터 전송을 가능하게 한다.
연구팀은 기존 설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했다. 상단 장착 이온 펌프를 시계 중앙부로 이동시켜 부피를 줄이고 성능을 향상했으며, 어셈블리 언어를 활용해 시스템의 효율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중국은 최근 시간 측정 기술에서 급속한 발전을 이루고 있다. 베이더우 위성의 원자시계는 이미 GPS 위성을 능가했으며, 중국 우주정거장의 수소 원자시계는 우주에서 시간 측정 정확도 기록을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성과가 미래 전자전에서 중국의 경쟁력을 크게 향상할 것으로 평가한다. 특히 레이저나 마이크로파를 결합한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에도 활용될 수 있어, 군사 기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의 초정밀 이동형 원자시계 개발은 한국 군사 과학기술의 발전 방향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특히 전자전과 정밀 타격 능력이 현대전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시간 측정 기술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우선 한국군도 전자전 능력 강화를 위해 정밀 시간 측정 기술 개발에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 레이더 체계의 동시 운용과 스텔스 표적 탐지, 대용량 군사 데이터 전송 등에서 초정밀 시간 동기화는 필수적인 요소다.
또한, 미래 전장에서 예상되는 지향성 에너지 무기 개발을 위해서도 정밀 시간 측정 기술이 핵심이 될 것이다. 한국도 관련 기술 개발에 선제적으로 나서 미래 전장 환경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
한국은 첨단 국방과학기술 개발에서 시간 측정 기술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관련 분야 연구개발 강화와 전문 인력 양성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