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돌연 급락하고 있다. 엔비디아 리게티 아이온큐 테슬라 애플 등이 약세이다. 젠슨황의 CES 기조연설에서 별 알맹이가 없었다는 실망감이 뉴욕증시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솔라나 도지코인등 가상암호화폐도 떨어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10만 달러 탈환 하루만에 다시 무너지고 있다. 트럼프 취임식을 앞두고 관세폭탄과 파나마운하 그린란드 군사충돌 우려가 나오는 것도 뉴욕증시에는 부담이다.
8일 뉴욕증시는 각종 호재에 초반 동반 상승세로 문을 열었으나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반전했다. 탄탄한 신규 경제지표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을 기정사실화 하면서 미국 국채 금리가 반등했다. 그 결과 뉴욕증시에 하방 압력을 넣었다. '인공지능(AI) 선두주자' 엔비디아는 로봇·자율주행 개발 청사진을 공개, 재도약 기대를 모으며 개장 초반 주가가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고 시가총액 1위에 재등극했다가 반락세로 돌아서 다시 2위로 내려왔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전날 저녁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 개막 전야 행사에서 로봇·자율주행 개발 가속화를 위한 플랫폼 '코스모스'를 전격 공개했다. 이후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폭락세로 전환했고 시총 1위 자리도 애플에 다시 내주었다. 젠슨 황이 전날 "엔비디아 신제품에 고대역폭 메모리를 탑재할 것"이라고 발표한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주가는 뛰었다. 엔비디아가 차세대 자율주행 차량 개발을 위해 협력관계를 체결한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 오로라 주가도 38% 이상 급등했다.
미국에서 첫 조류독감 사망 사례가 보고된 후 미국 정부 지원을 받아 관련 백신을 개발 중인 모더나 주가는 상승했다. 뉴욕증시 트럼프 수혜주로 주목받은 빅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 주가는 5%대 하락세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알파벳(구글 모기업)만 상승세,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애플·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 11월 구인 건수는 809만8천 건으로 직전월 대비 25만9천 명 늘어났다.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가 내놓은 12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54.1로 시장 예상치(53.3)를 넘어 2023년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업황의 빠른 확장세를 시사했다.
이처럼 탄탄한 경제지표는 연준이 1월 28일과 29일 개최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1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을 기정사실화 했다. 뉴욕증시 시카고파생상품거래소그룹(CME Group)의 페드워치(FedWatch) 툴에 따르면 연준이 1월 FOMC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은 93.1%에 달한다. 냇앨리언스 시큐리티스 분석가 앤드류 브레너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많은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며 "관세폭탄 이슈에 주목했으나, 마이클 바 연준 이사의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직 사임이 시장에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뉴욕증시는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장례일인 오는 9일이 '국가 애도의 날'로 지정돼 휴장함에 따라 거래일이 4일로 단축된다.
유럽증시도 혼조세다. 독일 DAX지수는 0.33%, 범유럽지수 STOXX600은 0.12% 각각 오른 반면 영국 FTSE지수는 0.20% 밀렸다. 국제 유가는 오름세를 나타냈다. 인공지능(AI) 칩 선두 주자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는삼성전자의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관련해 "현재 테스트 중이며, 성공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황 CEO는 이날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가 열리고 있는 미 라스베이거스의 퐁텐블루 호텔에서 가진 글로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고부가·고성능 제품으로, SK하이닉스는 납품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테스트 중이다.
영국 국채 30년물 금리가 7일(현지시간) 19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영국 부채관리청(DMO) 경매에서 22억5천만 파운드(약 4조1천억원) 규모의 국채 30년물이 평균 금리 5.198%에 팔렸다. . 영국 재무부의 장기 차입 비용이 사반세기만의 최고 수준으로 오른 셈이다. 런던 시장에서도 국채 30년물 금리는 5.246%까지 올라 1998년 8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채권 금리 상승은 가치 하락을 뜻한다.
잉글랜드은행(BOE) 기준 금리 전망을 더 높게 반영하는 국채 2년물 금리도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율 관세 부과 가능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채권 시장이 압박받고 있다. 영국 국채 장기물 금리는 그중에서도 상승 폭이 크다. 지난 한 달간 독일 국채와의 금리 차는 2.5%포인트를 넘었다. 이전에 그 정도로 폭이 벌어진 것은 2022년 9월 리즈 트러스 정부의 감세안으로 시장이 혼란에 빠졌을 때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투자자들은 영국 경제 성장 부진과 물가 압박이 이어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한다. 올해 BOE가 기존 전망보다 적게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시장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강력한 금융규제 정책을 주도해온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마이클 바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이 부의장직에서 물러난다고 연준이 밝혔다. 연준 발표에 따르면 바 부의장은 오는 2월 28일부로 금융감독 담당 부의장직에서 사임할 예정이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