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투자자들이 주식시장 부진으로 인해 투자하려고 대기했던 돈을 빼고 있다. 3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지난 28일 기준 51조60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52조7537억 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조원 넘게 줄어든 것이다. 연초 한때 59조4949억 원까지 늘어났던 것과도 대조된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6조5893억 원으로 지난해 말 17조5584억 원 대비 1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투자자가 증권사 계좌에 넣어 둔 잔금의 총합인 투자자 예탁금과 투자자가 주식 투자를 위해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린 뒤 갚지 않은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통상 주가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자가 많을수록 늘어나는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이들 자금이 줄어든 것은 국내 증시가 4분기 들어 약세를 거듭하자 이에 실망한 투자자가 증시 진입은커녕 주변에 머물지도 않고 빠져나간 결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코스피는 지난 28일 종가 기준 5.67%, 코스닥은 19.87% 각각 하락했다. 4분기 들어서만 코스피와 코스닥은 각각 3.42%, 9.10% 내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고 있기 때문에 펀더멘탈이 약해졌고, 그로 인해 작은 악재에도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며 “기업 이익 추정치 하향 조정이 마무리될 수 있다는 시그널이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 흐름은 이어지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국내 투자자가 올해 들어 지난 28일까지 미국 주식을 94억9878만6871달러(약 13조2470억 원) 순매수 결제한 것으로 집계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