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동차 업체 혼다가 세계 최대 이륜차 시장인 인도에서 첫 전기 스쿠터를 선보이며 친환경 이동수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는 현지 업체들에 비해 다소 늦은 출발이지만, 품질과 서비스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8일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혼다는 27일 벵갈루루에서 열린 행사에서 착탈식 배터리를 탑재한 'Activa e'와 고정식 배터리의 'QC1' 등 2종의 전기 스쿠터를 공개했다. 주행거리는 각각 102km와 80km이며, 내년 2월부터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자동차 산업 시장 조사회사 마크라인스 자료에 따르면, 2023 회계연도 인도의 이륜차 판매량은 1797만대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특히 전기 이륜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KPMG 컨설팅은 지난해 인도의 전기 이륜차 판매가 93만대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고 밝혔다.
인도 전기 스쿠터 시장은 소프트뱅크의 지원을 받는 올라 일렉트릭과 현지 최대 이륜차 업체 히어로 모토콥이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10만 루피(약 140만 원) 수준의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혼다는 품질과 애프터서비스로 승부수를 던진다는 전략이다. 특히 배터리 교체 네트워크를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운다. 회사는 2022년부터 삼륜 전기 택시용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운영해왔으며, 이를 전기 스쿠터로 확대할 계획이다.
혼다의 츠츠무 오타니 인도법인 사장은 "배터리 품질이 경쟁의 핵심 요소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표명했다. 실제로 현지 선도업체 올라의 전기 스쿠터는 배터리 문제와 고객 서비스 불만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도는 혼다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다. 올해 상반기 인도 이륜차 판매는 288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으며, 이는 전체 판매의 약 30%를 차지한다. 이륜차 부문 영업이익은 3258억 엔으로 사륜차 사업을 600억 엔 앞섰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이륜차 판매의 80%를 전기차로 전환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는 혼다에 큰 성장 기회가 될 전망이다.
혼다의 인도 전기 스쿠터 시장 진출이 한국 전기 이륜차 산업에도 새로운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혼다가 주목하는 배터리 교체 네트워크는 한국의 배달용 이륜차 시장에서도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이륜차 업체들도 배터리 교체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