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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혼다·닛산 역습] 더 커져야 산다 글로벌 완성차 업계 다시 치킨 싸움

혼다·닛산 합병엔 기대 크지않아…규모경제 활용한 생존전략
폭스바겐, 비용효율 위해 감축…중국 의존도 영향

김태우 기자

기사입력 : 2024-12-25 18:03

글로벌 완성차 판매 순위. 그래픽=나연진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글로벌 완성차 판매 순위. 그래픽=나연진 기자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전환에 고전하며 경쟁력 확보를 위해 몸집을 불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활용한 살길 마련을 위해서다. 신흥 세력의 진출을 견제하고 자국 산업을 지키기 위해서 경쟁사 간의 협력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전동화 전환으로 촉발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구도 재편이 중국의 굴기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판매량 기준 세계 7, 8위인 일본 자동차회사 혼다와 닛산자동차가 합병을 추진하고, 세계 2위 완성차그룹인 폭스바겐이 본국 직원 3분의 1을 감축하는 것은 이러한 재편에 대응하는 대표적 예로 꼽힌다.
업체들의 대응은 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거나 인원 감축 등으로 규모를 줄이는 양 극단적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이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비용 효율화를 위한 조치다. 혼다와 닛산은 전동화 전환기 속 경쟁력 회복과 비용 효율화를 위해 합병을 고려한 것으로 전해진다.

경영난에 직면한 닛산은 혼다와의 합병 추진을 통해 재기를 모색 중이며, 자본 제휴와 지주회사 설립 등의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닛산은 이미 직원 9000명 감원 등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상태다.

앞서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이달 4일 중국 사업 구조조정과 그에 따른 합작투자사 자산 상각 처리로 총 50억달러(약 7조원) 이상의 회계상 비용이 발생할 전망이라고 공시했다. 미·중 무역 갈등 심화로 판매량이 급감해서다.
독일 폭스바겐은 사상 처음으로 2030년까지 독일 내 일자리를 3만5000개 이상 줄이기로 합의할 만큼 극심한 경영난을 보이고 있다. 미국 포드는 지난달 영국·독일 공장에서 4000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했고 세계 4위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는 최근 실적 부진 속에 최고경영자(CEO)를 해임하기도 했다.

완성차 업계의 이런 변화는 주요 자동차 업체들의 고전은 중국 시장 변화에서 비롯됐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신차 판매 50% 이상은 전기차 또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이고, 중국에서 팔리는 신차 5대 중 3대는 자국 브랜드로 사상 최고 수준이다. 중국의 승용차 수출량도 2020∼2023년 5배가 됐다.
일본과 서방 업체들은 과거 별다른 어려움 없이 중국 시장을 지배해왔지만 후발 주자인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과 중국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전환되면서 생존 위기로까지 내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4년간 중국 전기차 및 배터리 산업은 비약적으로 발전했고, 이제 내수를 넘어 유럽·동남아·남미 등을 공략하고 있다.

반면,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그룹은 앞서 언급된 회사들보다 전동화 전환은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실제 해외 시장에서도 전기차 분야에서 높은 상품성을 인정받으며 선전하고 있다. 이에 완성차 업계의 새로운 연합체 구성이 현대차그룹에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전동화 비전과 자율주행과 같은 미래차 분야에서 잘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다만 중국의 속도 우선주의 성향이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 예의주시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안심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수출 대기 중인 중국 BYD 전기차. 사진=로이터/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수출 대기 중인 중국 BYD 전기차. 사진=로이터/연합뉴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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