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유도무기의 명가 LIG넥스원이 '현궁' 대전차 미사일 4차 양산분 1002억 원어치를 또 수주했다. 6월 1440억 원어치 수주에 이은 낭보다. 발당 1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약 2400 정도의 수주물량이라고 한다. 북한의 전차와 장갑차 위협에 대응하려는 것인지, 아니면 소진된 육군 물량을 보완할는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육군이 대량 비축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LIG넥스원은 지난 24일 방위사업청과 2024년 현궁 체계 4차 양산분 판매·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계약수주 일자는 23일이었다 계약금액은 1002억 4300원이다. 계약기간은 23일부터 오는 2028년 3월15일까지로 약 3년 4개월이다.
LIG넥스원은 계약이행 완료와 검사 합격 후 대가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LIG넥스원은 앞서 지난 6월25일 방사청과 1440억 원 규모의 '현궁'을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납품기간은 6월25일부터 오는 2027년 11월30일까지 약 3년 반이다.
LIG넥스원은 2019년 12월 방사청과 5244억 원 규모의 현궁 3차 양산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기간은 2020년부터 2024년 12월까지였다. 또 2022년 11월에는 859억 6000만 원 규모의 현궁 3-2차 양산계약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2022년 11월 3일 부터 2025년 12월 15일까지로 약 3년 1개월이었다. LIG넥스원은 현재 현궁 3-2차 계약물량을 납품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LIG넥스원은 2017년 12월 6000억 원 규모의 2차 양산계약을 맺었다. 계약 기간은 2019년 12월 15일까지였다. 2016년 12월 계약은 초도양산 물량은 327억 원 규모였다.
해외에서 AT-1K '레이 볼트(빛의 화살)로 더 잘 알려져 있는 현궁은 현궁은 국방과학기술연구소(ADD)가 개발을 총괄하고 개발한 대전차 무기로 유도탄은 LIG넥스원이, 발사대는 한화㈜가 각각 생산한다. 현궁은 우리 육군이 보유한 노후 90·106mm 무반동총, 메티스-M, 토우 미사일 등을 대체하면서 대전차 간판 무기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현궁은 2015년 첫 선을 보인 후 국내외의 주목을 받고 있다. 넉넉한 사거리에 동급 최강의 관통력, 가벼운 무게까지 고루 갖춘 팔방미인 무기로 자리매김했다. 보병이 휴대하는 것은 물론, 육군에 보급된 전술차량에 탑재해 운용하기도 한다.
현궁의 사거리는 약 2.5~3km, 관통력은 균질압연강판 900mm를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사일 자체 무게는 13kg에 불과하다. 발사후 망각 방식을 채택해 사수는 쏘가 다른 곳으로 이전해 다시 교전에 나설 수 있는 만큼 보병의 생존력을 높였다. 특히 발사후 직선으로 날아가다 적전차 상부에서 공격하는 탑어택 능력을 갖추고 있어 적 전차를 제물로 만드는 공격력이 탁월하다. 탄두는 2개의 탄두를 나란히 배열한 탠덤방식을 채택해 전방의 선구탄두가 반응장갑 등을 격파하면 후방의 주 탄두가 전차 본체를 파괴하기 때문에 관통력이 높다. 현궁의 이름에 걸맞은 성능이다.
현궁의 다른 장점은 사용하기 편리하다는 점이다. 미국의 간판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은 표적을 조준할 때 적외선 CCD(전하결합소자)를 사용하는 데 발사 전 30초 정도 냉각해야 한다. 현궁은 비냉각식 적외선 CCD와 가시광선 카메라를 채택하고 있기 때문에 밤이든 낮이든 곧바로 표적을 조준한뒤 발사할 수 있다.
산악이 많은 한국 전장 상황에서는 더 이상 바랄 게 없는 스펙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강점은 가성비다. 재블린이 한 발 당 3억 원으로 알려졌는데, 현궁은 3분의 1 수준인 1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궁은 탐색기가 없어 가격이 저렴한 편으로 한 발 가격은 1억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면서 "LIG넥스원이 방위사업청과 계약한 예산만 따지면, 최소 1000발을 납품할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의 전차 전력을 상대할 한국 육군이 현궁을 다량 확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추측했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