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중앙은행이 26일(현지시각) 예상대로 거의 2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 등에 따르면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이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자 기준금리인 1주일 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250bp(2.50%포인트) 인하한 47.50%로 조정했다.
이는 당초 시장에서 예측한 175bp보다 더 큰 폭의 금리 인하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이후 향후 추가적인 정책 완화 조치는 물가 지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통화당국은 또한 이날 결정이 반드시 향후 회의에서 금리를 계속 인하할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 이후 "통화정책위원회가 인플레이션 전망에 초점을 맞춰 회의마다 신중하게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밝혔다.
중앙은행은 또한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 인플레이션의 기본적인 추세 하락과 국내 수요 둔화를 강조했다.
올해 초 한때 70%를 웃돌았던 튀르키예의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47%까지 하락했고 중앙은행은 향후 몇 년 동안 물가 상승률이 목표치인 5%를 향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앙은행은 선행 지표들이 12월 근원 인플레이션 추세가 하락하고 있음을 가리키고 있으며, 4분기에도 수요가 계속 둔화하면서 디스인플레이션이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금리 인하 이후 튀르키예 리라화는 이스탄불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0.1% 정도 하락한 달러당 35.2387에 거래돼 거의 변동이 없었다. 튀르키예 국채 수익률도 장 초반의 하락세를 유지했다.
튀르키예 중앙은행은 자국 통화인 리라화 폭락과 물가 급등에도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5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 이후 정책 기조를 바꿔 급격한 금리 인상에 나선 바 있다.
튀르키예의 기준금리 인하는 지난해 2월 이후 처음으로 중앙은행은 지난해 5월 이후 올해 3월까지 총 9차례에 정책 금리를 8.5%에서 50%까지 끌어올렸고 이후 동결 기조를 유지해 왔다.
금융기관인 QNB는 리서치 노트에서 튀르키예 중앙은행이 통제된 방식으로 금리 인하를 진행하려는 의도를 시사했다고 평가했다.
QNB는 "연간 인플레이션이 내년 3월까지 40%를 약간 밑돌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 1분기 두 차례 회의에서 각각 250bp의 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하게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