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자업체 애플이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에 대한 미국 법무부의 반독점 소송에 개입하고 나섰다.
이는 애플이 거대한 이익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구글의 변호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애플과 구글은 모바일 앱 개발업체들에 자사 결제 시스템인 인앱 결제를 이용하도록 의무화해 최대 30%의 수수료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과도한 수수료 논란이 일어난 가운데 한국에서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로 '인앱 결제 강제 금지법'을 제정하기도 했다.
26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구글 반독점 소송을 다루고 있는 미국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구글이 반독점 소송에서 다른 사업 부문을 방어하는 데 집중해야 하므로 자사의 계약을 제대로 방어할 수 없다”면서 “애플이 직접 방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애플은 아울러 자체적으로 검색엔진을 개발할 계획이 없다는 점도 밝혔다.
에디 큐 애플 서비스 부문 수석 부사장은 미국 법원에 제출한 문서에서 “애플은 자체 검색엔진을 개발할 계획이 없다”면서 “구글과 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자체 검색엔진을 개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의 디지털 기기에 탑재된 구글 검색엔진이 애플 제품 사용자들에게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기 때문에 기본 설정으로 유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는 애플이 자사의 사파리 브라우저에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한 계약을 방어하려는 의도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계약을 통해 애플은 지난 2022년에만 약 200억달러(약 26조6000억 원)의 수익을 올렸다.
이 계약은 애플의 서비스 부문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애플 입장에서는 매우 중요한 수익원인 셈이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애플 등과의 기본 검색엔진 설정 계약을 통해 검색 시장에서 독점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미 법무부는 구글이 크롬 브라우저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매각하는 등의 조치를 통해 독점적 지위를 해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애플은 야후, 빙, 덕덕고, 에코시아 등 다른 검색엔진과도 수익 공유 계약을 맺고 있어 사용자들이 원하는 검색엔진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며 구글을 두둔하고 있다.
애플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순히 구글을 방어하는데 목적을 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경제적 이익과 이를 담보하기 위한 구글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보호하기 위해 변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