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에서 산타랠리가 흔들리는 가운데 양자컴퓨팅 관련주인 리게티·실스큐·아이온큐 등은 폭발하고 있다. 특히 양자컴퓨팅 비트코인 해킹 보안 업체인 실스큐는 무려 80%이상 올랐다. 유엔이 2025년을 '양자컴퓨팅 기술의 해'로 지정한 데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CES 기조연설에서 인공지능과 AI의 연계 발전방안을 제시하겠다고 밝히면서 뉴욕증시에서 양자컴퓨팅 관련 종목들이 급등하고 있다. 양자컴퓨팅 회사 리게티 컴퓨팅(NAS:RGTI) 주가는 구글의 혁신 발표 이후 급등 폭발하고 있다.
27일 뉴욕증시에 따르면 연말 휴가 시즌을 맞아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어 시장 분위기가 한산한 가운데 차익 실현 매물이 일부 출회되며 '산타랠리'가 난관에 봉착했다. 3대 지수가 모두 '미끄덩' 했지만 낙폭이 그리 크지는 않은 상태다. 3대 지수는 전 거래일인 지난 24일, 조기 폐장에도 불구하고 모두 1% 안팎 오르며 3거래일 연속 동반 상승 마감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18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매파적' 금리 전망을 제시한 후 증시가 강하게 조정받았던 만큼,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저가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됐었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금주 들어 크리스마스 휴장 전까지 2거래일간 다우지수는 1%, S&P500지수는 1.8%, 나스닥지수는 2.3% 각각 상승했다.
이날 나온 경제지표는 노동시장 악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주간(8일~14일) 신규 실업보험 청구자 수는 21만9000명으로, 직전주 대비 1000명 줄며 시장 예상치(22만3000명)를 하회했다. 일주일 이상 연속적으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 수는 191만 명으로 직전주 대비 4만6000명 늘며 2021년 11월 이후 3년래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속 실업보험 청구자 수 증가는 실업자들이 빠르게 일자리를 찾기가 어려워지고 있음을 방증한다.
이날 대표적인 밈(meme) 주식 게임스탑 주가가 뛰었다. '대장 개미'로 일컬어지는 개인 투자자 키스 길(SNS 활동명 : 포효하는 키티)이 크리스마스 아침에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아무 코멘트 없이 선물 사진 한 장을 올려 팔로어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비트코인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면서 관련 종목들의 주가는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비트코인 최다 보유 기업으로 유명한 마이크로스트래티지 주가는 3% 이상, 개인 투자자 중심의 거래 플랫폼 로빈후드는 1% 미만,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 주가는 2% 이상 각각 떨어졌다.
일본 자동차 2위 기업 혼다와 3위 닛산의 합병 논의가 본격화한 후 미국 증시에 상장된 혼다 주가가 연속 상승세다. 글로벌 커피 체인 스타벅스는 매장 바리스타들의 파업이 연말 대목에 미국내 45개 주 300여 매장으로 확대되면서 주가 8거래일 연속 내리막이었으나 크리스마스 이브부터 상승 전환해 이날 1%대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시가총액 1위 기업 애플 주가는 이날 역대 최고가(260.10달러)를 또 다시 경신하며 260달러선을 넘어 고공행진하고 있다. 대형 기술주 그룹 '매그니피센트7' 가운데 애플만 상승세, 나머지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알파벳(구글 모기업)·테슬라·아마존·메타(페이스북 모기업)는 하락세로 장을 열었다.
산타랠리는 크리스마스 이브 이후 한해의 마지막 5거래일과 새해 첫 2거래일에 증시가 동반 상승하는 것을 일컫는다. 1950년 이후 S&P500지수는 이 산타랠리 기간에 평균 1.3%의 수익률을 창출했다. 시장의 7거래일 평균 수익률 0.3%를 크게 앞지른다. 유럽증시는 휴장했다. 국제 유가는 보합세다. 달러-원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상승폭을 확대했다. 연말 분위기 속에 거래가 평소보다 크게 줄어든 가운데 미국의 주간 실업지표를 소화하는 과정에서 달러 강세가 심화한 영향을 받았다. 새벽 2시 달러-원 환율은 전장 서울환시 종가 대비 13.20원 급등한 1,469.60원에 거래를 마쳤다.
유럽시장은 성탄절 다음날인 '박싱데이'를 맞아 대체로 휴장했다. 달러-원 환율은 뉴욕 장 초반 미국의 주간 실업지표가 나오자 1470원까지 올라 일중 고점을 찍은 뒤 약간 뒷걸음질쳤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1일로 끝난 한 주간 신규로 실업보험을 청구한 사람은 계절조정 기준 21만9000명으로 전주 대비 1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한 달만의 최저치로, 시장 예상치(22만3000명)를 밑돈 결과다. 미국 노동시장에서 아직 해고가 늘고 있지는 않지만, 한번 실업 상태가 되면 다시 일자리를 찾기는 어려워지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인덱스(DXY)는 주간 실업보험 데이터가 나오자 한때 108.3을 살짝 넘어선 뒤 오름폭을 축소했다. 달러인덱스의 절대 수준은 2년여 만의 최고치 부근에서 머물고 있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장중 4.6870%까지 상승했다. 지난 5월 초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달러-엔 환율은 158.050엔, 유로-달러 환율은 1.04050달러에 거래됐다. 역외 달러-위안(CNH)은 7.3077위안에 움직였다. 엔-원 재정환율은 100엔당 926.70원을 나타냈다. 위안-원 환율은 200.32원에 거래됐다.
가상화폐 대장주 비트코인 시세가 성탄절에 반짝 강세를 보였다가 다음 날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이더리움과 리플(5.7%↓)과 솔라나(5.0%↓), 도지코인(5.0%↓) 등 주요 가상화폐 대부분이 하락했다. 가상화폐 시장의 전문 트레이더들은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관련 파생상품 약정이 대규모로 만료됨에 따라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27일 파생상품 거래소 데리빗에서 비트코인 옵션 139억5000만 달러(약 20조5000억 원)와 이더리움 옵션 37억7000만 달러(약 5조5400억 원)를 포함한 총 430억 달러(약 63조2000억 원) 규모의 미결제 약정이 만료된다.
뉴욕증시에서 리게티는 구글이 초고성능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는 소식에 영향을 받았다. 구글은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년, 즉 10자년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 양자컴퓨터에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가 장착됐다. 구글은 기존 컴퓨터가 풀지 못했던 문제에 대한 양자컴퓨터의 해결 사례를 내년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은 슈퍼컴퓨터가 10 셉틸리언(10의 24제곱·septillion) 년, 즉 10자 년 걸리는 문제를 단 5분 만에 푸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슈퍼컴퓨터인 프런티어는 물론, 5년 전 구글이 1만년 걸리는 문제를 몇 분 안에 풀 수 있다고 발표한 성능보다 크게 빠른 속도이다. 구글의 이 양자컴퓨터에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양자 칩 '윌로우(Willow)'가 장착됐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