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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더 안 팔리네…애플 '비전 프로' 생산 중단

2024년 판매량 22만대 수준…"재고 충분"
팀 쿡 "얼리 어답터용 제품…스타트 느려"
'염가판' 필요하지만 출시 시점은 '미지수'

이원용 기자

기사입력 : 2025-01-06 15:09

애플이 XR 헤드셋 '비전 프로'의 공장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이 XR 헤드셋 '비전 프로'의 공장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애플

애플이 지난해 초 선보인 확장현실(XR) 헤드셋 '비전 프로'의 공장 생산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리미엄 전략이 사실상 실패로 결론 난 가운데 보다 낮은 가격의 상용화 판의 출시 시점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IT 전문 외신 디 인포메이션은 최근 업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애플, 비전프로 생산 급격히 축소"란 제목으로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애플은 비전 프로의 재고가 추후 판매 및 기기 부품 교체까지 감당할 수준으로 충분히 쌓였다 판단해 공장 생산을 중단했다.

비전 프로는 지난해 2월 2일 정식 출시 시점부터 '판매 계획 축소'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당초 100만대를 목표로 했던 생산량이 출시 즈음에는 40만대 수준으로 줄었다는 설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10월에는 "부품 공급사들이 5월까지 약 60만대 분량의 부품을 생산한 후 공정을 멈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판매량 부진의 원인으로 부담스러운 가격이 지목된다. 비전 프로의 판매가는 최저 용량(256GB) 기준 3499달러(499만원)이다. 경쟁 제품인 메타의 VR 헤드셋 퀘스트3 499달러(72만9000원) 대비 7배 수준이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AR인사이더는 비전 프로가 올해 약 22만4000대 판매됐으며, 향후 5년 동안 총 32만대가 판매될 것으로 추정했다. AR인사이더는 "애플의 하드웨어로선 미미한 수치이나 AR(증강현실) 하드웨어의 관점에선 중요한 수치"라고 평했다.

존 추 영화 감독이 애플TV 공식 인터뷰 영상에서 '위키드' 제작 과정에서 애플 '비전 프로'를 활용한 사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애플이미지 확대보기
존 추 영화 감독이 애플TV 공식 인터뷰 영상에서 '위키드' 제작 과정에서 애플 '비전 프로'를 활용한 사례에 대해 말하고 있다. 사진=애플
비전 프로의 저조한 판매량과는 별개로 애플은 이후 XR(확장현실) 시장 공략을 이어갈 전망이다. 애플은 비전 프로를 출시하며 이 제품이 회사의 새로운 '공간 컴퓨팅(Spatial Computing)' 브랜드 첫 제품이라고 발표했다.

팀 쿡 애플 대표는 지난해 10월 월스트리트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비전 프로는 대량 판매를 위한 제품은 아니다. 미래 기술을 당장 보길 원하는 얼리 어답터들을 위한 제품"이라며 "시작을 느리게 끊은 제품이 결국 서서히 성공하게 되리라 확신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애플TV 공식 인터뷰 영상을 통해 비전 프로가 영화 '위키드' 제작 과정에 활용됐다고 발표했다. 존 추 감독은 영상을 통해 "위키드 제작을 위해 세계 각지를 돌며 시각화 작업을 진행해야 했다"면서 "비전 프로를 통해 한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고 3D 월드를 확인하고 '염소 귀가 이상해 보이네' 등 디테일한 지시를 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
타 업체에서도 비전 프로의 성과와 별개로 '품질'은 인정하는 모양새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사 비보는 연말 행사에서 2025년 안에 비전 프로를 뛰어넘는 프리미엄 MR 헤드셋을 출시하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비보의 XR 사업부에는 500명 이상의 임직원이 근무 중이다.

애플의 향후 과제는 '비전 프로'보다 낮은 가격의 헤드셋을 출시, 대중에게 널리 보급하는 것이다. 애플은 현재 2025년 말 공개를 목표로 코드명 'N109' XR 헤드셋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차기 헤드셋의 출시 시점에 관한 전망은 엇갈린다. 디 인포메이션은 애플이 가격 절감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차기 헤드셋을 2025년 안에 출시하지 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궈밍치 톈펑 국제증권 연구원은 "비전 프로의 염가 버전 출시 일정은 2027년 이후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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