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3대 해운사가 2030년까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보유량을 40% 이상 늘리기로 했다. 세계 LNG 수요 증가와 미국의 수출 확대 전망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라고 6일(현지시각)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 아시아가 보도했다.
세계 최대 LNG선단을 보유한 미쓰이 OSK라인은 현재 97척인 LNG선을 2028년까지 140척으로, 2030년까지는 150척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일본유센(NYK)은 2028년까지 120척으로 30% 늘리고, 가와사키 기선은 2030년까지 75척으로 60% 확대한다는 목표다.
3사의 총 투자 규모는 1조 엔(약 8조500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LNG선 한 척당 건조비용이 수억 달러에 이르는 만큼, 각 사는 해외 파트너들과 비용을 분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일본 3사는 세계 LNG선 시장의 30% 이상을 점유하고 있으며, 주요 경쟁사는 카타르 가스 운송이다. 일본 기업들의 강세는 자국의 높은 LNG 의존도와 관련이 있다. 2023년 일본의 LNG 수입량은 903억 ㎥(입방미터)로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LNG 수요는 지속적인 증가가 예상된다. 미쓰이 OSK라인의 분석에 따르면 2035년 해상 LNG 거래량은 6억2400만t으로, 2023년 대비 50% 증가할 전망이다. 특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의 LNG 수요가 급증했으며, 향후 아시아 지역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의 LNG 산업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신규 LNG 수출 허가 중단을 해제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는 글로벌 가스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은 이미 2023년 1140억 ㎥를 수출해 카타르와 호주를 제치고 세계 최대 LNG 수출국이 됐다.
LNG는 석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30~40% 적고, 발전소의 신속한 가동이 가능해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역할도 한다.영국 네덜란드 합작기업 로열더치쉘의 전망에 따르면 글로벌 LNG 거래량은 2023년 약 4억t에서 2040년 최대 6억8500만t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전문가들은 일본 해운사들의 LNG선단 확대가 향후 급증할 것으로 보이는 글로벌 LNG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전략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다만 막대한 투자 비용과 글로벌 경쟁 심화는 도전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3대 해운사의 대규모 LNG선 발주 계획은 한국 조선업계에 새로운 기회가 될 전망이다. 특히 한국 조선사들이 LNG선 건조 기술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한국의 조선 빅3는 글로벌 LNG선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일본 해운사들이 2030년까지 약 100척의 LNG선을 추가 발주할 계획이어서, 한국 조선소들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국의 LNG 수출 확대와 유럽의 수요 증가로 인한 글로벌 LNG 시장 성장은 한국 조선업의 중장기적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셸이 예측한 2040년 LNG 거래량 전망치(최대 6억8500만 톤)는 이러한 기대를 뒷받침한다.
한국 조선업계는 기술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여, 다가올 LNG선 건조 수요 증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신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hincm@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