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중국이 자국 내 스마트폰 판매 조건으로 요구한 자국산 인공지능(AI) 탑재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6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당국이 자국 내에서 AI 스마트폰을 팔려면 자국산 AI 모델을 탑재하라고 요구해 애플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보도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자체 AI 시스템 '애플 인텔리전스'(Apple Intelligence)를 출시한 애플은 이 시스템이 중국에서 구동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중국 IT 기업들과 최근 몇 달간 협상했다.
25일 올해 세 번째 중국 방문에 나선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도 현지 언론에 "애플 인텔리전스 중국 출시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은 이를 허가하지 않을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의 한 고위 관계자는 FT에 "애플과 같은 외국 기업이 자체 AI 모델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길고 복잡한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현지 기업과 협력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해외 스마트폰 업체가 중국 기업의 검증된 대형언어모델(LLM)을 사용하는 것이 비교적 간단한 승인 절차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애플은 중국 최대 검색 포털 바이두와 틱톡으로 잘 알려진 바이트댄스, AI 스타트업 문샷 등 중국 기업과 제휴 쪽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애플이 조기에 중국 내에서 AI 스마트폰을 출시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새믹 차테르지 JP모건 애널리스트는 "규제 절차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중국에서 (중국 기업과 제휴를 통한) 애플 인텔리전스 출시 일정이 2025년 하반기 또는 그 이후로 미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