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이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를 검토한다. 4분기 연속 적자가 나고 있는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저수익 자산 매각에도 속도를 낸다. 최근 '유동성 위기설'에 휩싸인 롯데그룹이 비핵심 자산 매각 등으로 통해 재무 구조 개선에 시동을 걸었다.
롯데그룹은 28일 서울 영등포 여의도 교직원공제회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IR)를 열고 이같은 재무구조 개선 방안을 밝혔다. 먼저 호텔 부문에서는 업황 회복이 느린 면세 부문부터 칼을 댄다. 점포 효율화를 위해 해외 부실 면세점 철수를 검토한다. 롯데면세점은 일본, 베트남, 호주 등 해외에서 시내면세점 4곳과 공항면세점 8곳을 운영하고 있다. 호텔롯데는 현재 현금성 자산 1조1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정비 절감을 위해 월드타워 내 호텔 영업 면적을 축소하고 구조조정을 추진한다.
회사채 위기가 불거진 화학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은 저수익 자산 매각에 나선다. 여수·대산 공장은 이미 원가 절감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아울러 내년 이후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내 투자 집행으로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과도한 투자를 줄이겠다는 것이다. 상각 전 영업이익은 각종 이자비용과 세금, 감가상각비 등을 차감하기 전 영업이익을 말한다.
또 기초화학 비중을 현재 50%에서 2030년까지 30%로 줄일 계획이다. 2조450억원 규모의 회사채와 관련해선 6조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보강하기로 했다. 이 회사채를 사채권자집회 이후 법원 허가를 받아 내년 1월 14일까지 보증사채로 전환하는 것이다.
롯데건설은 부채를 1조원 감축해 올해 말 부채 비율을 187.7%로 낮춘다. 올해 말 현금성 자산은 1조3000억원, 차입금은 1조9000억원대를 각각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7조6000억원 규모 보유 자산 재평가를 통해 부채비율을 대폭 낮출 계획이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