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마운트임차인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난 23일 삼정회계법인이 서울회생법원에 제출한 원마운트 회생사건 조사보고서의 불공정성을 지적하며 공정한 재조사를 요구했다. 비대위는 보고서가 자산가치를 의도적으로 높게 평가하는 반면, 청산가치를 과소평가해 임차인과 채권자 권리를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6일 비대위에 따르면 삼정회계법인이 제출한 보고서는 자산가치를 약 438억 원, 청산가치를 약 65억 원으로 평가하며 두 가치 간 비율을 약 6.7배로 설정했다. 비대위는 이러한 비율이 충분한 근거 없이 작성된 것으로, 주주들에게 유리한 의결권을 보장하면서 임차인과 채권자들에게는 불리한 조건을 강요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채권 변제 방안에서도 불공정성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특수관계인의 채권은 100% 담보권을 인정한 반면, 전세 임차인의 보증금은 70%만 인정해 채권자 간 큰 차별을 두었다는 것이다. 비대위는 이러한 구조가 특수관계인에게 특혜를 주는 반면 일반 채권자에게는 심각한 불이익을 가한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원마운트가 직면한 주요 사업 리스크가 조사보고서에서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용현동 개발사업과 같은 주요 프로젝트의 연쇄적 파산 가능성이 평가에서 제외되었으며, 매출 감소와 대출 연체와 같은 명백한 재무 위험 역시 고려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적용된 6.5%의 할인율 또한 업계 평균에 불과해 원마운트의 지속가능성을 과도하게 낙관적으로 평가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삼정회계법인이 회계 투명성을 보장하지 못했다는 점도 논란이 됐다. 비대위는 보고서가 사해행위 부인권과 관련된 거래를 철저히 검토하지 않았으며, 특수관계인과 자회사 간 불투명한 거래 내역이 다수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문제는 조직적 부당행위를 의심하게 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비대위는 강조했다.
법원의 관리위원회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비대위는 관계인설명회에서 관리위원회가 참석하지 않은 점을 지적하며, 법원의 감독 역할이 미흡했다고 주장했다. 관리위원회는 회생 절차에서 관리인의 업무를 감독하고 관계인들에게 정보를 제공해야 할 책임이 있지만, 이번 설명회에서는 이러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대위는 고양시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했다. 원마운트는 고양시의 킨텍스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민간투자사업으로, 35년 후 기부채납을 통해 고양시 소유가 되는 구조다. 그러나 비대위는 고양시가 임차인 피해와 시설 붕괴 가능성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이번 설명회에도 고양시 관계자가 참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정한 담보권 인정 △자산가치와 청산가치의 재평가 △사업 리스크 반영 △투명한 회계감사를 포함한 재조사를 요구했다. 비대위의 박성준 위원장은 “조사보고서는 임차인의 기본적인 권리를 심각히 침해하고 있다”며, “삼정회계법인과 석준호 관리인은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법원의 관리위원회가 설명회에 참여하지 않은 점을 비판하며, “관리위원회의 역할 부재는 채권자들을 외면하는 무책임한 태도”라며 “법원은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체계적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마운트임차인비대위는 앞으로도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법적·사회적 대응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번 사태가 회생 절차의 공정성과 임차인 권리 보호를 둘러싼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영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v40387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