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화재 등 5대 손보사 '제주항공 참사' 신속 피해보상 착수

손해보험사들이 전라남도 무안국제공항에서 전소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망자 유족과 부상자 등을 대상으로 보상 절차에 착수했다. 제주항공 여객기의 항공보험 피해자 배상책임 담보 보상한도는 약 1조4720억 원 규모다. 생명·손해보험협회도 여행자보험 등 개별보험 보험금 청구와 관련해 피해 고객의 보험가입 여부 확인과 보험금 신청·지급을 위해 신속보상센터를 마련하기로 했다.

30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전남 무안국제공항 피해 고객 지원을 위한 보상 절차가 본격화했다. 이날 송경훈 제주항공 경영지원본부장은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호텔에서 3차 브리핑을 열고 “영국 재보험사가 어젯밤 늦게 입국했다”라며 “보험사 5곳과도 배상 부분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손보업계는 정확한 보상 규모와 관련해선 사고 원인이 나온 뒤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직 사고 수습 초기 단계인 만큼, 최종 보상까지 걸리는 시간도 가늠하기 이르다. 사고 여객기는 배상책임 담보로 최대 10억달러(약 1조4720억 원)에 가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자체 손상 보상한도는 3651만달러(약 537억 원)다.
배상책임 보험은 승객의 부상이나 사망에 대한 책임을 보장한다. 이에 따라 항공사가 직접 보상금을 지급하고 보험사는 항공사에 보험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보상은 손보사들이 나눠 짊어지게 되는데 삼성화재가 55%를 담당하고, KB손해보험 26%, DB손해보험13%, 메리츠화재3%, 하나손해보험 3% 비율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로 인해 손보사에서도 적지않은 규모의 보험금 지급이 불가피하지만, 전부 부담할 필요는 없다. 해외 재보험사와의 계약을 통해 위험을 분산해놨기 때문이다. 배상비율이 가장 많은 삼성화재의 경우 배상책임금 중 약 0.8%만 부담하면 된다. 해외 재보험사가 나머지 99.2%에 달하는 금액을 삼성화재에 재보험금으로 지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사고 여객기가 가입된 항공보험의 간사회사인 삼성화재를 중심으로 5개 보험사가 사망자 유족, 부상자 등에게 적절하고 신속한 피해보상을 하도록 조치할 계획이다. 사고 희생자들이 개인적으로 생명보험 등에 가입했다면 항공사의 배상과 별도로 모두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항공보험의 배상책임은 제3자에 대한 배상을 보장하는 것이어서 개인이 가입한 생명보험과는 무관하다. 해외여행 보험에 가입한 경우 중복 보상이 가능하다. 해외여행 보험은 여행지뿐만 아니라 귀국 항공편을 포함해 귀가 시까지 보장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내 보험사의 해외여행자 보험 상품 중 해외여행 중 상해사망에 대해 1억~3억 원을 보장한다.

금융위원회도 사고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해 보상을 서두르고 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이날 간부회의를 열고 “30일 중으로 보험금 지급을 위한 현장 상담창구를 가동하는 등 관련 조치를 신속히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한편 전날(29일) 오전 9시 3분께 무안국제공항에서 탑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모두 181명이 탑승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항공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했다. 이번 사고로 생존 승무원 2명을 제외한 탑승자 179명이 사망했다.

홍석경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o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