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기업공개(IPO)시장에서 몸값 6조원대의 'LG CNS'부터 알짜 중소형주들이 줄줄이 상장에 도전한다.
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일반 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 나서는 기업은 총 9곳(스팩 제외)으로 집계됐다.
올해 IPO 일반청약 마수걸이에 나서는 곳은 축산물 직거래 온라인 플랫폼 기업 '미트박스글로벌'이다. 오는 13일부터 14일까지 양일간 일반 청약을 나선다. 미트박스글로벌은 지난해 상장을 추진했지만 수요예측 부진으로 상장을 철회했다. 이후 희망 공모가를 낮춰 올해 상장에 재도전한다. 희망공모가는 1만9000원~2만3000원이다.
이어 미용 의료기기 전문기업 '아스테라시스(14~15일)', 인공지능 전문기업 '와이즈넛(15~15일)', 성인 교육 기업 '데이원컴퍼니(15~16일)', 포토레지스트(감광액)용 소재 기업 '삼양엔씨켐(16~17일)', 스마트 배선 시스템 기업 '위너스(17~20일)' 등은 이달 셋째주에 일반 공모 청약을 앞두고 있다.
와이즈넛은 자발적으로 공모 주식수를 대폭 줄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당초 와이즈넛은 170만주를 공모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90만주로 절반 가까이 줄였다. 공모 규모가 줄어들면 상장 당일 유통 물량이 감소해 투자자에게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넷째주(20~24일)에는 총 3곳의 기업이 일반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인공지능(AI) 기반 인슈어테크 기업 '아이지넷'과 이차전지 검사장비 기업 '피아이이'는 오는 20일부터 21일까지, 1월 가장 큰 몸값을 가진 LG CNS는 21일부터 22일 일반 청약에 나선다.
특히 주목해야 할 기업은 'LG CNS'이다. LG 그룹의 IT 서비스 계열사인 LG CNS는 올해 첫 코스피 입성 기대주이자 IPO대어이다. LG CNS의 예상 공모 규모는 1조406억원에서 1조1994억원,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5조2027억원에서 5조9972억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다. 희망 공모가는 5만3700원~6만1900원으로 공모 주식수는 1937만7190주다.
증권가에서는 LG CNS의 견조한 매출 성장과 경쟁 업체 대비 높은 영업이익률을 투자 포인트로 꼽는다. 실제 LG CNS의 매출액은 2021년 4조1431억원, 2022년 4조9696억원, 2023년 5조6053억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보였다.
매출 비중에서 계열회사보다 외부 고객사의 비중이 높아 긍정적이라는 평가되고 있다.
한화투자증권 엄수진 연구원은 "LG CNS는 전체 매출 중 계열회사 이외 매출이 약 40% 수준을 차지한다. 이는 대기업 IT 계열 비교 기업의 평균 대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영업이익률은 2023년 연간 및 지난해 3·4분기 누적 기준으로 경쟁업체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높은 구주 매출은 과제로 지적된다. LG CNS 공모 주식수의 절반가량인 968만8595주가 구주매출이다. 구주 매출은 회사가 아닌 기존 주주에게 공모 자금이 돌아가기 때문에 IPO 시장에서 흥행에 걸림돌로 꼽힌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공모 시장에서 투자자들은 구주 매출에 반감을 갖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앞서 대어로 꼽혔던 케이뱅크와 서울보증보험이 구주매출에 발목이 잡혔던 만큼 설득력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증권업계에선 LG CNS의 흥행 여부가 이후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1월 공모 절차를 밟는 기업들 성적이 1년의 시장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다"며 "특히 6조~7조원대 몸값이 거론되는 LG CNS가 흥행을 거둔다면 IPO 시장 분위기가 급속도로 살아날 가능성도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이어 "2024년 상장을 철회한 기업의 재도전 성과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투심이 살아날 경우 2024년 하반기 상장 후 주가 부진에 시달리는 종목의 주가 회복도 기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