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의 신상품 개발 경쟁이 가열되면서 배타적사용권 획득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사실상 포화됐다고 평가받는 한국 보험시장에서 ‘보험계의 특허’로 불리는 배타적사용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도 내년 상반기부터 배타적사용권의 최대 인정기간을 기존 12개월에서 18개월로 확대하기로 해 당분간 보험업권의 배타적사용권 획득 경쟁은 심화될 전망이다.
25일 생명·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번 달까지 보험사들의 배타적사용권 신청건수는 총 2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연간 신청 건수인 18건을 이미 55% 상회하는 수준으로, 손보업계가 16건, 생보업계가 10건을 기록했다.
금융당국은 지난 10월 보험개혁회의에서 새로운 보험상품에 대한 배타적사용권 보호기간을 최소 6개월에서 최대 18개월까지 확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3~12개월이었던 보호기간을 상향 조정한 것이다.
이번 조치는 보험업계의 오랜 요구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3개월의 최소 보호기간이 신상품 개발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고려할 때 지나치게 짧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특히 경쟁사들이 신상품을 빠르게 모방해 출시하면서 혁신적인 상품 개발에 대한 동기부여가 저하된다는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금융당국이 배타적사용권 인정기간 확대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보험계에서도 혁신적인 상품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생·손보협회는 최근 심의를 통과한 상품들에 대해 최소 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인정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최근 4개 보험사가 각각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하면서 보험사 상품개발의 질도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신한라이프는 치매 정상 진단 시에도 리워드를 제공하는 혁신적 구조의 '신한치매간병보험 ONE더케어'로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확보했다. 한화손보는 국내 최초로 출산을 직접 보장하는 '한화 시그니처 여성 건강보험 3.0'을 선보여 동일한 기간의 사용권을 인정받았다.
흥국화재의 경우 치매 치료제 신약 보장이라는 새로운 보장 영역 개척과 최경증치매에도 보험금을 지급하는 부문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9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으며, 삼성화재 역시 비만 치료제로 주목받는 GPL-1 수용체 작용제 보장 상품을 최초로 개발해 9개월의 사용권을 확보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배타적사용권 인정 기간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보험사들이 혁신적인 상품 개발에 더욱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특히 고령화 시대에 맞춘 신규 보장 영역 개발이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보험연구원 김석영 연구위원은 "배타적사용권 확대가 고령화 시대에 걸맞은 새로운 시장 창출을 촉진하고, 보장공백 해소를 통한 소비자 편익 개선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다정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2426w@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