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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한권의 여유] 2025년 대활약 예고한 TSMC의 모든 것

‘TSMC, 세계 1위의 비밀’

조용철 기자

기사입력 : 2025-01-07 06:00

TSMC, 세계 1위의 비밀/ 린훙원/ 생각의힘이미지 확대보기
TSMC, 세계 1위의 비밀/ 린훙원/ 생각의힘
인공지능(AI) 기술이 인류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우주산업을 비롯해 군수, 환경, 사회간접자본 등 거시 분야는 물론 교육, 콘텐츠, 문화 등 우리네 일상과 밀접한 분야에 이르기까지 이 첨단 기술이 연관되지 않은 분야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온라인 사이트, 소프트웨어마다 AI 기술을 앞다투어 도입하고 있고, 사무실에서부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생산성을 개선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AI 원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 급부상했다.

AI 기술이 보편화될수록, 우리 생활에 가까이 다가올수록 AI의 필수적인 핵심 기술, 반도체 등을 보유한 기업의 성장세 또한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AI를 구동시키는 그래픽처리장치(GPU)로 유명한 엔비디아, 그리고 항상 짝을 이뤄 등장하는 TSMC다. 미국 기업으로 20여 년간 GPU를 판매해온 엔비디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TSMC는 대중에게 덜 알려진 기업이었다. 하지만 TSMC를 빼놓고는 AI 산업을 논할 수 없을 만큼 현시점에서 AI 발전에 가장 중요한 기업이다.

이 회사는 특히 국내에서 더욱 생소하고 덜 알려진 면이 많다. 미국 기업, 일본 기업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관심이 가는 대만 기업이라는 점, 소비자와 직접적으로 맞닿는 B2C 기업이 아니라 기업 고객을 상대하는 기업 간 거래(B2B) 기업이라는 점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이 기업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먼저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바로 회사명이다.
TSMC는 ‘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mpany’의 약자로, 직역하면 ‘타이완 반도체 제조 회사’다. 단순하고 정직한 이름의 뜻에서 알 수 있듯이 설립 당시 대만의 국영기업으로서 반도체 산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일으키기 위해 초기 자본금 48%를 정부가 출자한 기업이었다. 지금부터 37년 전 시작돼 현재의 세계적인 기업이 되기까지 과연 어떠한 과정과 스토리가 있었던 걸까?

이번에 나온 ‘TSMC, 세계 1위의 비밀’은 서구의 저널리스트나 기업 스토리 전문작가가 아니라 대만 현지 유력 경제매체의 기자로 TSMC의 시작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을 지켜봐온 저자가 썼다는 점에서 남다르다. 지근거리에서 TSMC의 성공과 실패를 모두 목격해왔고, 창업자 모리스 창을 비롯해 전현직 경영진과의 수많은 인터뷰를 따낸 저자가 방대한 취재, 자료조사를 통해 완성한 TSMC 정밀 보고서라 할 만하다.

반도체를 직접 설계하진 않고 그저 수탁생산만 해온, 동중국해 자그마한 섬나라에 불과한 대만에 위치한 이 회사는 어떻게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를 수 있었을까? 여러 티핑포인트가 있겠지만 이 책의 저자는 그 결정적 계기로 일명 ‘나이트호크 프로젝트’를 든다. 이 프로젝트는 연구개발(R&D) 인력 400여 명에게 ‘기본급 30% 추가 지급, 성과급 50% 지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24시간 3교대로 쉬지 않고 연구에 매진하게 한 것이다. 목표는 당시 최신 기술인 10나노 기술 개발. 모든 연구인력을 주간, 저녁, 야간으로 나눠 8시간씩 3교대로 연구에 박차를 가한 결과, 10나노 기술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도박에 가까운 도전이었지만 결과는 값졌다. 애플 아이폰 6s시리즈에 들어간 A9 프로세서 칩은 삼성과 TSMC가 절반씩 생산해 납품했는데 예상치 못한 삼성의 발열 논란으로 애플이 이후 A10 프로세서 칩은 전량 TSMC에 발주하기로 한 것이다. 기회가 찾아왔을 때 그 기회를 승리로 전환할 수 있었던 것은 차세대 기술 개발에 대한 확신과 경영자의 결단이었다. 이를 기점으로 2016년 TSMC는 경쟁자 삼성과 인텔을 멀찌감치 따돌리고 세계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2022년에는 삼성이 먼저 3나노 양산을 시작하고 TSMC는 한발 늦게 3나노 양산 체제에 돌입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하지만 3나노 공정의 수율과 납기에서 앞선 TSMC는 결국 삼성보다 더 많은 발주 물량을 수주하며 세계 최강자로서 지위를 더욱 굳혀 나갔다. 세계 시장에서 파운드리 점유율은 2024년 2분기 매출액 기준 62%로 압도적 1위에 올랐고,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54%나 상승해 14조원을 기록했다.

TSMC의 위대한 약진은 국내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단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강력한 맞수여서만은 아니다. 불모지에서 시작한 기적 같은 역전 스토리를 보며 기시감에 사로잡히기 때문이다. 한강의 기적을 일구며 아시아의 용으로 칭송받던 시절이 어느덧 먼 옛날처럼 느껴지는 것은, 2020년대 국내 기업의 혁신 엔진이 멈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그 기시감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양준영 교보문고 eBook사업팀 과장



조용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yccho@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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