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출범과 함께 글로벌 완성차 업계가 토요타-현대차-제너럴모터스(GM) 3강 구도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반(反) 친환경 정책을 추구하는 만큼 큰 규제변화가 예상돼서다. 이런 시장을 버틸 수 있는 기업은 일본 토요타그룹을 비롯해 한국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GM 정도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하이브리드차(HEV) 기술력, 미국 현지 생산능력, 대중국 제재 반사이익을 기준으로 적자생존을 거쳐 순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무역 파고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소수 기업은 탈락 업체들의 시장 지분을 차지하는 동시에 과거보다 경쟁이 줄어든 과점(寡占) 구도를 누릴 수 있다.
완성차 업체 중 기대를 모으는 곳은 HEV에 강점을 보유한 토요타와 내연기관부터 전기차까지 전체 라인업을 보유한 현대차그룹, 탄탄한 미국 생산능력을 보유한 GM 정도가 꼽힌다.
전기차 보조금 폐지와 친환경 정책을 부정하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인 만큼 내연기관 중심의 새로운 정책이나 이를 기반으로 하는 HEV 생산능력이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와 현대차그룹은 독자적인 HEV 기술을 보유했고, 생산설비도 갖춘 만큼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보편 관세 인상과 함께 심화할 미·중 패권 경쟁도 완성차 시장의 큰 변화 요인으로 꼽힌다.
트럼프 행정부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면 이를 피하고자 글로벌 기업들이 미국 현지에 투자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에 현재 완성차 업계에서 미국 생산라인을 얼마만큼 확보했는지가 앞으로 미국 시장 공략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토요타를 비롯해 현대차그룹과 GM 모두 미국에서 생산라인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조지아주에 신공장을 건립하며 부족한 생산라인을 추가했다. 이 밖에도 중국을 견제하고 그 수요를 흡수하는 것도 트럼프 행정부에서 완성차 기업이 갖출 경쟁력으로 꼽힌다.
저가 경쟁력으로 세계 시장을 뒤흔드는 중국을 견제할 회사는 전기차 전환 준비가 끝나 있는 현대차그룹이 유일하다.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폭넓은 협력관계를 GM과 약속한 만큼 생산력도 탄탄히 갖추고 있다. 이에 양사의 협업은 향후 완성차 시장의 큰 변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규모와 HEV 기술력 면에서는 토요타그룹이 독보적인 존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다만 현대차그룹과 GM이 동맹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만큼 양사의 연합이 어떻게 시너지를 발휘할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