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모두 만료된다. KB국민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에 연이어 금융사고가 터지며 은행장들의 연임 여부를 판가름할 잣대로 내부 통제가 꼽히고 있다.
이들의 운명은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의 취임,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내년 초 임기 종료와도 맞물려 있다. 신한은행은 1분기 리딩뱅크를 차지한 만큼 5대 은행 중 연임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올해부터 임기 만료 3개월 전 승계 절차에 들어가라고 주문한 터라 9월부터 거취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의 임기가 올해 12월 모두 마무리된다.
이에 오는 9월부터 5대 시중은행은 새 은행장 승계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금융당국의 '은행권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은행장 경영승계 절차는 임기 만료 3개월 전부터 개시돼야 한다.
올해 초부터 연이어 터진 금융사고로 내부 통제가 연임 여부를 결정할 최대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이재근 국민은행장이 3연임을 바라보고 있다. 올해 초 홍콩 ELS 사태로 1분기 실적이 부진했지만 2분기 깜짝 실적을 달성하면서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1분기에 충당금을 털고 견조한 대출 성장으로 하반기 실적 호조가 예상되며 연임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정상혁 신한은행장과 이승열 하나은행장은 큰 부진 없는 실적을 보여준 터라 연임 가능성이 비교적 높게 점쳐지고 있다. 특히 신한은행은 이번 1분기 리딩뱅크를 차지했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의 임기는 함영주 금융지주 회장의 내년 3월 임기 종료와 맞물려 있어 함영주 회장의 거취도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에 100억원 규모의 횡령사고가 발생하며 조병규 은행장 연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조병규 은행장은 하반기 내부 통제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횡령사고와 관계된 전·현직 결재 라인, 소관 영업본부장, 내부 통제 지점장 등을 직무에서 배제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연임은 오리무중이다. 농협은행에 지난 3월 120억원, 지난 5월 64억원 규모의 배임사고가 발생했다. 또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새롭게 취임했고, 강호동 중앙회 회장이 취임 후 금융사고와 관련한 계열사 대표의 연임을 제한하는 내용을 발표하는 등 금융사고 실패를 짚고 넘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하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h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