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6개월 미만 초단기의 고금리 적금상품으로 연말 모객에 집중하고 있다. 본격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어 은행들은 장기 고금리 상품을 줄이고 초단기 상품을 주로 선보이는데 따른 것이다. 고객 입장에서도 월별 정기이자를 챙겨주는 ‘파킹 통장’보다 초단기라도 고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에 눈길이 가고 있다.
25일 은행연합회 금리 비교공시에 따르면 최근 은행권의 1·3·6개월 이하 단기 적금상품의 최고금리는 최고 7.7%까지 형성돼있다.
구체적으로 1개월 만기 적금(자유적립식·단리) 상품의 경우 BNK경남은행 터치적금 7.7%, 케이뱅크 궁금한 적금 7.5%, 카카오뱅크 한 달 적금 7.0%로 7% 선을 넘는다. 같은 조건에서 3개월 만기 상품의 경우 KB국민은행 KB특별한 적금 6%, 경남은행 오늘도 세이브적금 5.2% 등으로 이자율이 낮지 않다.
특히 한 달 만기로 매일 우대금리가 달라지는 케이뱅크의 ‘궁금한 적금’이 높은 금리로 이목을 끌었다. 연 7.5% 금리를 제공하는 이 상품은 출시 일주일 만에 5만좌를 판매했는데, 아기자기한 캐릭터와 컬래버 한 적금상품으로 젊은 고객층의 마음을 사로잡았다는 평이다.
이 같은 단기 고금리 수신상품 출시는 적은 부담으로 고객을 모집하려는 금융사의 의도가 기저에 깔린다.
한국은행이 지난 10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 본격 금리 인하기에 접어들게 됐다. 내년까지 차례로 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한 상황에서 장기 고금리 상품을 출시하면 금융사 부담이 커진다.
그렇지만 한은이 정기적금 최소 만기를 기존 6개월에서 1개월까지 단축한다는 금융기관 여수신 이율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하면서, 금융사는 만기 부담을 덜고 고금리를 제공하면서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고 소비자는 단기 납입에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있어 유동성을 챙길 수 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부진도 은행 소비자를 묶어두는 요인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정권을 잡으면서 미장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수요가 높은 데 반해 국내 증시는 코스피, 코스닥지수 하락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 불확실성에 투자심리가 꺾이면서 자연스레 은행으로 뭉칫돈이 이동한 셈이다.
다만 납입 기간이 짧은 만큼 손에 떨어지는 이자수익도 작으니 꼼꼼히 계산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에 여러 금융상품이 출시된 만큼 고객 유동성에 따른 개인별 맞춤 선택을 해달라”고 말했다.
이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j@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