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삼성전자 주가가 3% 넘게 상승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삼성전자의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3E 8단과 12단 모두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39%(1600원) 상승한 5만7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삼성전자가 종가 기준 5만7000원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 8일 이후 약 보름 만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자사주 매입 공시 전후인 15일, 18일 이틀 강세를 보였으나 이내 다시 하락한 바 있다.
황 CEO 발언 이후 첫 거래일인 이날 삼성전자에 매수세가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 물량 대부분을 공급받고 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소폭 상승에 그치며 전 거래일 대비 0.17% 상승한 17만7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블룸버그TV에 따르면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지난 23일(현지 시각) 홍콩 과학기술대 명예박사 학위 수여식에서 "삼성전자로부터 5세대 HBM인 HBM3E 8단과 12단 모두 납품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엔비디아는 HBM 물량 대부분을 SK하이닉스로부터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3분기 실적 관련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HBM3E 8단과 12단 모두 양산 판매 중"이라며 "주요 고객사 품질 테스트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를 완료하는 진전을 이뤘고, 4분기 안에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현 주가 수준은 2010년 이후 주가순자산비율(P/B) 밴드 최하단 수준이라는 점과 자사주 매입 공시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노력 등을 감안하면 주가 안정화 국면 진입을 예상한다"며 "향후 관전 포인트는 펀더멘털의 개선(HBM, DDR5, 고용량 SSD 등), 조직 개편 이후 기술 중심의 리빌딩 전략 실행 여부 등이 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이같은 호재에도 여전히 외국인 수급은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날도 외국인들은 삼성전자를 76억원 어치 팔았다. 지난 18일 이후 6거래일 연속 순매도 중이다.
개인도 이날 1603억 원 순매도했으며, 기관이 1298억원 어치 사들였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가 삼성전자 한 종목에만 몰려있다고 분석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는 거의 대부분 삼성전자 한 종목에 국한된다"며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외국인 투자가들은 지난 8월 이후에도 4500억 원, 11월 미국 대선 이후에도 5300 억 원 순매수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0328syu@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