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키운 '태양광' 사업이 올해 다시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룹 내 태양광 사업을 담당하는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지난해 중국발 저가 공세로 인해 판매량이 줄며 1분기 적자 전환 이후 부진이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중국산 태양광 제품 관세 부과 등으로 인한 반사이익과 현지 생산에 따른 보조금 확대 등이 맞물리며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큐셀은 지난해 1분기 185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이후 3분기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2분기에는 918억원, 3분기에는 410억원이다. 누적 손실은 3181억원에 달한다. 4분기 흑자 전환이 예상되지만 크지는 않을 전망이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제외하면 적자 폭은 더 커진다. 한화큐셀은 1분기 966억원, 2분기 1468억원, 3분기 1216억원 규모의 보조금을 수령했다.
실적이 나빠진 것은 중국산 제품의 저가 공세로 인해 판매가 줄고 가격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 분기 보고서를 보면 태양광 모듈 판매 평균 가격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와트(W)당 306원으로 1년 전(475원)과 비교해 크게 떨어졌다. 다만 직전 분기(294원)와 비교해서는 소폭 올랐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판단이다. 한화큐셀의 주력 시장인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 제품에 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등 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 정부는 지난해 6월 중국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보이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4개국에서 생산된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세 면세 조치를 종료했다.
1일부터는 중국산 폴리실리콘과 태양광 웨이퍼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높였다. 이런 미국의 조치들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가격 문턱을 높여 한국산 제품에 대한 가격 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가격 차이가 좁혀지며 성능이 더 우수한 큐셀 제품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태양광 업계 한 관계자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관세 인상은) 미국에 진출해있는 우리나라 태양광 기업에는 호재"라고 설명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미국 내 수급 개선, 중국 업체들의 공급조정, 천연가스 가격 상승 등 태양광 공급 과잉이 점진적 해소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폴리실리콘은 잉곳, 웨이퍼, 셀, 모듈 등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의 맨 앞에 있는 핵심 기초소재다.
현지 공장 가동 본격화로 IRA 보조금 확대된다는 점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보조금 확대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한화큐셀은 미국 조지아주에 달튼·카터스빌 등 2개의 공장을 운영하며 '솔라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솔라 허브는 북미 지역 최대 규모의 태양광 모듈 생산단지를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2019년 세운 달튼 공장 증설은 2023년 말 완료됐고 카터스빌 공장은 올해 중반 이후 완공될 예정이다.
다만 변수는 남아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다. 트럼프 당선인이 석유 등 화석연료에 친화적인 만큼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관련 정책들이 후퇴할 수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하지만 태양광은 반도체, 배터리와 달리 시장 변화에 따른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