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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 시장 ‘게임 체인저’ 될까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5-01-06 06:12

지난 2021년 4월 23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루이빌에 있는 시범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전고체 배터리 전문업체 솔리드파워의 직원이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 2021년 4월 23일(현지 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루이빌에 있는 시범 생산라인에서 만들어진 전고체 배터리 시제품을 전고체 배터리 전문업체 솔리드파워의 직원이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로이터
차세대 전기차 배터리 기술로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가 향후 전 세계 전기차 산업에 혁신을 불러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각) 자동차 전문매체 카앤드드라이버에 따르면 전고체 배터리가 종래의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수 있을 정도로 게임 체인저가 될지 여부는 △충전시간 단축이 얼마나 가능한지 △에너지 밀도가 얼마나 증가하는지 △화재 가능성을 비롯한 안전성이 얼마나 높아지는지 등이 좌우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카앤드드라이버는 “이 세 가지 측면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대안으로 부상할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고 내다봤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의 액체 전해질을 고체 전해질로 대체한 형태다. 일반적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가연성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열 폭주 현상’으로 인한 화재 위험이 상존했다. 반면 전고체 배터리는 이 같은 위험을 줄여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미국 최대 방위산업체 기업인 록히드마틴에서 우주선용 배터리 개발 업무를 했던 배터리 전문가로 현재 전력 전문 싱크탱크 미국전력연구소(EPRI)에서 에너지 저장 담당 국장을 맡고 있는 하레쉬 카마트는 카앤드드라이버와의 인터뷰에서 “전고체 배터리는 다양한 형태가 존재하며 아직 명확한 정의가 확립되지 않았다”면서 “각 기업이 기술 개발과 검증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과 배터리 제조업체들은 지난 10여 년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해왔다.
세계적인 완성차 업체인 토요타자동차는 전고체 배터리를 통해 주행거리를 최대 70% 증가시키고, 급속 충전 시간을 30분에서 10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토요타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일정은 이미 몇 차례 연기돼 현재는 오는 2027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혼다자동차도 지난해 11월 전고체 배터리 시험 생산 라인을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혼다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 방식과 유사한 프로세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한다는 계획이다.

프랑스계 다국적 완성차 기업인 스텔란티스는 제휴업체인 팩토리얼과 협력해 ‘준고체 배터리’를 내년까지 실제 도로 환경에서 테스트할 계획이다.
중국 기업들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체리는 중국 안후이성 우후에 세계 최초의 전고체 배터리 생산 라인을 구축 중이라고 발표했다. 이 생산 라인의 생산 능력은 연간 1GWh로, 이는 10만 대의 전기차 생산에 사용될 수 있는 규모다.

그럼에도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되기 위해서는 극복해야 할 기술적 과제가 여전히 많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첨단 배터리 기술 업체인 퀀텀스케이프의 시바 시바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로이터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2025년에는 최소한 두 곳의 기업이 전고체 배터리 개발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량 생산은 2020년대 후반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 전문가들은 올해부터 전고체 배터리와 관련한 발표와 실증 테스트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상용화 시점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입장이다.

EPRI의 카마트 국장은 “전고체 배터리 기술은 연구실에서 자동차로 옮겨가기까지 엄청난 시간과 검증이 필요하다”면서 “지금의 기술 수준으로는 상용화 시점을 단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고체 배터리가 상용화된다면 전기차 시장에서 ‘게임 체인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충전시간 단축, 주행거리 증가, 안전성 개선 등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로 전환하는 것을 더욱 가속화할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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