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중국 BYD사가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면서 경쟁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BYD의 역습에 글로벌 완성차 업계는 손도 못 쓰고 점유율을 빼앗겼고, 반격도 제대로 못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전기차 투자 비용 회수도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일 자동차산업의 데이터·리서치 전문회사인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글로벌 판매량 기준 10위권 회사 중 올들어 9월까지 판매량이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 이상 늘어난 회사는 BYD가 유일했다.
BYD는 이 기간 291만1579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214만6997대)보다 35.6% 증가했다. 미국의 자동차 회사인 포드도 305만8550대를 팔아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1년 전보다 소폭(0.6%) 늘어나는 데 그쳤다.
토요타를 비롯해 폭스바겐과 GM 등 글로벌 시장에서 완성차 기업들이 많게는 12%가 넘는 감소세를 보이며 저조한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가장 적게 감소한 곳은 현대자동차그룹(2.2%)이었다.
문제는 이들 업체가 전기차 전환을 위해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지만 중국 기업에서 가성비로 물량을 쏟아내면서 수익을 내기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투자 비용 회수를 위해서도 정상적인 가격 경쟁이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BYD를 필두로 한 중국 제품들이 저가 경쟁을 펼치고 있어 진입조차 쉽지 않아 보인다.
중국 다음으로 가장 큰 전기차 시장인 미국 조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전기차 보조금 축소가 예상되며, 판매망에도 크게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 시장은 자국 브랜드가 점령해 포화 상태다. 이는 폭스바겐에 큰 실적 부담을 안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폭스바겐은 다양한 전기차 투자와 전략 파트너십 등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파급력 있는 반전 카드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중국 시장에서도 판매가 감소하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일찍이 크로아티아의 리막오토모빌리 투자를 통해 기술력 확보에 나섰다. 그러나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후에도 많은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고강도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폭스바겐 뿐 아니라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모두 전기차 전환에 큰 난항을 겪고 있다. 세계 1위 토요타는 전기차를 출시했다가 회수하는 굴욕을 맛본 경험도 있다. 이는 기계공학 기반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소프트웨어 기반의 전기차로 전환하는 방법에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전기차를 기반으로 출범한 회사를 제외한 완성차 회사 모두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전환을 위해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를 필두로 노력한 결과 유일하게 완성차 시장의 전기차 전환에 잘 적응하고 대응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독자적인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상용화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며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