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반도체산업을 이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2025 정기 인사에서 서로 다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위기설이 제기되는 삼성전자는 사업부장을 교체하는 등 인사 혁신에 나선 반면 SK그룹은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의 승진 가능성이 거론된다.
1일 업계에 따르면 12월초로 예상되는 SK그룹의 정기 인사에서 곽 사장의 부회장 승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 SK그룹에선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 부회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 등이 용퇴했다. 이에 따라 현재 2명뿐인 부회장의 추가 임명이 필요하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그룹사 역량을 동원해 인공지능(AI)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밝힌 만큼 AI사업의 근간이 되는 SK하이닉스를 맡고 있는 곽 사장의 부회장 진급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최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을 대표이사로 임명하고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사업을 담당하는 파운드리사업부장에는 한진만 DSA총괄을 임명했다.
사실상 삼성전자 반도체사업의 핵심부서라고 할 수 있는 메모리 분야와 비메모리 분야의 두 수장을 교체함으로써 인사혁신을 통해 분위기를 쇄신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의지가 엿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인사 정책이 이처럼 엇갈리는 배경에는 양사의 대조적인 실적이 자리한다. 삼성전자는 3분기 DS부문에서 3조86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 수치는 전분기 대비 40.1% 감소한 것으로 시장의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전 부회장이 이례적으로 사과문을 게시한데 이어 위기론에 휩싸이기도 했다.
SK하이닉스는 3분기 매출 17조5731억원, 영업이익 7조300억원을 기록해 분기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갱신했다. 반도체분야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를 사상 처음으로 앞지르면서 대조를 이뤘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인사 중 DS부문의 인사가 가장 변화의 폭이 큰 것으로 보인다”면서 “SK하이닉스는 좋은 실적을 기록한 만큼 승진의 폭이 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