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3분기 준수한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사업본부를 개편한 것은 미래 신사업으로 부각된 전장과 냉난방공조(HVAC) 사업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숨어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전자제품 전문기업에서 벗어나 미디어와 전장, 친환경 기술을 망라한 기업으로 발돋움 한다는 전략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가 이번 사업개편에서 힘을 준 전장분야와 HVAC의 매출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3분기 매출은 2조6113억원으로 전기차 수요 둔화가 가시화되는 상황에서 전년동기대비 성장해 선방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9월 기준 전장분야에서 수주잔고가 100조원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HVAC 부문도 올해 대용량 칠러 시장에서 세계 5위로 발돋움 했다. 2011년 LS엠트론으로부터 칠러 사업을 인수한 지 13년 만이다. LG전자가 단기간에 점유율을 끌어올리면서 HVAC 사업은 LG전자의 주요사업으로 부상했다. LG전자가 이번 사업개편에서 전장사업을 담당하는 차량 솔루션(VS) 사업본부와 친환경 사업을 담당하는 에코 솔루션(ES) 사업본부를 신설한데는 이같은 배경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업본부를 만들만큼 사업이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LG전자는 기존 사업부장들을 유임시켜 관련 노하우를 사업에 그대로 적용한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기존 VS사업본부장인 은석현 부사장을 유임시켰다. 은 부사장의 유임은 LG전자가 VS사업본부의 경영에 큰 문제가 없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해 볼 수 있다.
ES사업본부장도 기존 에어솔루션사업부장 이었던 이재성 부사장이 맡게 됐다. LG전자는 이를 바탕으로 매출액 1조 원 이상 규모 유니콘 사업으로의 조기 전력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외 생활가전 솔루션(HS) 사업본부는 기존 BS사업본부 소속이어던 노트북, 모니터 등 IT과 사이니지 등 ID사업부를 이관받아 인공지능(AI)과 가전사업을 총괄한다. 이를 망라해 AI홈 전략 강화에 나선다.
MS사업본부는 웹OS 등을 강화해 플랫폼 기반 서비스사업의 영역을 확장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웹OS 등의 매출이 확대되면서 미디어 사업부로 독립해 보다 본격적인 사업을 전개해 나간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을 상대로 사업본부 재편을 설명하는 자리에서 “조직 운영과 사업의 리인벤트(재창조) 계기가 될 것”이라며 “미래 준비에 더욱 속도를 내고 도전하자”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