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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전기차 판매량, 정부 보조금 없어지면 30% 급감"

김현철 기자

기사입력 : 2024-11-25 06:06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본관. 사진=위키피디아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에 있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본관. 사진=위키피디아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공언한대로 전기차에 대한 정부 보조금이 없어질 경우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최대 30% 감소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미국의 권위 있는 경제분석 기관에서 나왔다.

현재 미국에서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을 담아 지난 2022년 발효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해 전기차를 살 때 최대 7500달러(약 1050만원)의 정부 보조금 혜택을 받고 있다.

◇ 전미경제연구소 “전기차 보조금 폐지되면 전기차 판매량 27% 감소 가능성”


22일(이하 현지시각) 야후파이낸스에 따르면 미국의 비영리 연구기관으로 미국 경기를 공식적으로 판단하는 전미경제연구소(NBER) 소속의 연구진은 최근 발표한 ‘바이 아메리카 정책이 미국 전기차 시장에 미치는 효과’에 관한 연구논문에서 “연방 정부가 시행해온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폐지되면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27% 정도 감소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 27%를 전기차 대수로 환산하면 31만여대 규모라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렇게 되면 전기차 신차 등록건수도 전기차 보조금의 시행 속에 기록한 118만대 규모에서 86만대 수준으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이 논문의 공동저자인 조지프 샤피로 캘리포니아주립대 버클리캠퍼스(UC버클리) 경제학과 교수는 야후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지난해 여름을 기준으로 공급망과 수요 등 미국 전기차 시장을 둘러쌌던 환경은 상수로 놔두고 정부 보조금만 없어지는 것을 전제로 향후 전기차 시장을 시뮬레이션을 돌려 전망한 결과 이같이 예상됐다”고 설명했다.

샤피로 교수는 “미국의 전기차 시장은 지난해 판매량이 전년 대비 40%나 급증했을 정도로 급성장하고 있는 시장인데다 최대 7500달러에 달하는 보조금은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 제도가 폐지된다면 전기차 시장에는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성장세 지속하는 전기차 판매에 찬물


이는 자동차 시장 분석업체들의 진단과도 맥을 같이 한다는 지적이다.

자동차 전문 분석업체 켈리블루북이 지난달 펴낸 전기차 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현재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 전기차 보조금을 비롯한 정책 지원 등에 힘입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3분기 미국에서 팔린 전기차 판매량은 34만여대인데 전체 자동차 대비 전기차의 판매 비중 역시 8.9%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연 증가율로 보면 지난해보다 둔화된 것이 맞지만 미국의 전기차 판매량이 전기차 보조금 혜택에다 제조사들의 가격 할인 경쟁까지 더해져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맞다”고 지적했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전기차 판매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기차 보조금이 갑자기 없어지면 전기차 판매에도 큰 타격을 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샤피로 교수는 따라서 전기차 보조금을 아예 없애는 것보다는 전기차 보조금 제도를 실효성 있게 개선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현행 전기차 보조금 제도는 전기차의 몸집을 고려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보조금을 제공하는 방식”이라면서 “대형 전기차는 사고 발생에 따른 피해 규모도 크고 전기차 소비도 큰 반면에 소형 전기차는 그 반대에 속하므로 전기차 보조금을 차량의 규모에 맞게 차등적으로 제공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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