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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기술패권 전쟁, 사이버 안보 영역으로 확대...사이버보안 시장 성장 전망

중국 해커, 미국 통신망 1년 넘게 해킹·기밀정보 탈취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11-25 08:19

중국 해커들이 미국의 핵심 통신망을 1년 넘게 해킹해 기밀정보를 탈취하면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사이버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해커들이 미국의 핵심 통신망을 1년 넘게 해킹해 기밀정보를 탈취하면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사이버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로이터

중국 해커들이 미국의 핵심 통신망을 1년 넘게 해킹해 기밀정보를 탈취하면서 미·중 기술패권 경쟁이 사이버 안보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각) 중국 국가안전부 산하 '솔트 타이푼' 조직의 미 통신망 해킹 실태를 단독 보도했다.

◇ 취약점 드러난 미국의 통신보안

이번 해킹은 미국 통신 인프라의 치명적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해커들은 1970~80년대 구축된 노후 시스템의 허점을 파고들어 10개 이상의 주요 통신사 네트워크에 침투했다.

또한, 현대 금융거래에서 기본으로 여겨지는 다단계 인증조차 갖추지 못한 시스템이 다수 발견되었다. FBI의 합법적 감청 시스템까지 뚫린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를 통해 감시 대상자들의 전화번호와 위치 정보를 확보해 미국의 대중국 정보 활동까지 역추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당선인의 비암호화 통신 내용까지 도청한 사실이 확인돼 미 정보당국이 큰 충격에 빠졌다. 한 고위 정보 관리는 "중국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필적하거나 넘어섰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 본격화되는 통신 인프라 현대화


바이든 행정부가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백악관은 버라이즌, AT&T 등 주요 통신사 CEO들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열고 통신 인프라 현대화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통신사 임원은 "네트워크의 전체 부분을 뜯어내고 교체하는 것만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밝혔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2023.10월 발표)는 글로벌 사이버보안 시장이 2023년 1890억 달러에서 2025년 2380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 기반 위협탐지와 제로트러스트 보안 기술을 보유한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팔로알토네트웍스(PANW)는 연초 대비 주가가 95%, 크라우드스트라이크(CRWD)는 77% 상승했다(11월 21일 기준). 이들 기업은 AI를 활용한 실시간 위협 감지, 네트워크 접근 통제, 엔드포인트 보안 등 차세대 보안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 한국의 취약성과 대응 과제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4년 정보보호 예산을 전년 대비 확대 편성했으나, 전문가들은 미국, 이스라엘 등 주요 사이버 강국과 비교할 때 투자 규모가 여전히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특히 국내 통신장비 시장에서 보안 취약성이 우려되는 중국산 제품 비중이 높다는 점도 잠재적 위험 요소로 꼽힌다.

◇ 트럼프 재집권 이후 전망


2025년 트럼프 취임은 미중 기술 경쟁의 새로운 변수다. 월스트리트저널(11월 20일)은 트럼프 진영이 화웨이 등 중국 기업 제재 강화와 함께 자국 통신사들의 보안 규제를 대폭 강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 전문사들도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강화로 2025년 미국의 사이버보안 투자가 전년 대비 30~40%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단기적으로 미중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미국 사이버보안 산업의 도약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국 기업 우선 정책을 강조해온 트럼프의 성향상 미국 기업들의 수혜가 예상된다.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사이버시큐리티벤처스(Cybersecurity Ventures)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사이버 범죄 피해액이 2025년까지 연간 10.5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1년 6조 달러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이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안보 전쟁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공격이 새로운 형태의 전쟁 수단으로 자리잡았다"며 “각국의 대응 능력이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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